혼자서 프랑스 학생비자 준비하기 - Campus France 면접

이 포스팅은 내가 몇 해 전 처음 프랑스에 갈 때 학생비자를 준비했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것을 2018년 기준으로 약간 업데이트한 것이다. 준비해야 할 서류 등은 최대한 최신으로 업데이트했지만, 개인적인 경험이 들어간 내용 (면접 후기나 아포스티유 받는 과정 등)은 지금과 약간 달라졌을 수도 있으니 참고만 하기를 바란다. 프랑스로 공부하러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들, 누가 되었건 유학원을 거치지 않고 혼자서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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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제출, 지문 입력, 면접 세 가지 모두를 영사과 한 군데서 해결하는 미국 비자와는 달리, 프랑스는 서류제출과 지문 입력은 영사과에서, 면접은 Campus France에서 진행한다. Campus France 빌딩은 프랑스대사관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우리 빌딩 18층이다. 같은 길 바로 옆 빌딩 1층에 우리은행이 있는데, 그것은 왠지 우리 빌딩이 아니다. 

영사과 서류제출은 10시 예약, 면접은 2시 20분 예약. '서류제출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도 잘 모르고, (되지도 않는) 공증도 받아야 하고, 중간에 점심도 먹고, 지리도 잘 모르니까 하고' 시간을 저렇게 넉넉히 잡은 게 후회가 된다. 영사과에서 서류 제출할 때 예약된 사람이 많이 없는 데다가 모든 과정이 빨리빨리 끝나서, 내가 예약한 시간인 10시도 되기 전에 서류제출과 지문입력을 끝마치게 되었다. 영사과에서 일정이 끝나면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10시에 끝나다니 이제 무지막지하게 4시간이나 비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일단 캠퍼스 프랑스 위치를 확인하고, 서울역이랑도 가깝길래 가서 미리 KTX 표도 끊어놓고, 그랬는데도 3시간이 넘게 남았다. 같은 날에 영사과 서류제출과 캠퍼스 프랑스 면접 예약을 할 거면, 저렇게 여유 있게 안 잡아도 될 것 같다. 서울에서 딱히 갈 곳 없는 지방인은 지겹다. 서울에서 산다고 해도 집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게 아닌 이상 집에 다시 갔다 오기에는 또 애매하고.

아무튼, 2시쯤 돼서 우리 빌딩 18층으로 가니 두 갈래 길이 있다. 왼쪽으로 가면 도서관이 있고 (면접자들 기다리는 곳), 오른쪽으로는 프랑스 카페, 식당이 있다. 한글을 쓸 줄 모르는 외국인이 "그린듯한" 한글 메뉴가 귀여웠다. 

도서관 쪽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다 보니 정확히 내가 예약한 시간인 2시 20분에 내 이름을 부르면서 4번 방으로 가라고 했다. 4번 방으로 들어가니 여자 면접관분이 앉아 계셨다. 일할 땐 다른 사람 면접을 보다가 내가 반대 자리에 앉아있으니 굉장히 떨렸다. 이런 기분이었구나. 이제야 알겠다. 간단히 안녕하세요 하고 나니 내가 (아직은) 알아들을 수 없는 프랑스어로 질문을 하신다. 솔직하게 아직 프랑스어가 부족해서 질문에 답을 못하겠다고 대답했다. (물론 이렇게 논리정연하진 못했다) 

분위기가 싸해졌다.. 하지만 이내 면접관은 내 학업동기서를 찬찬히 보시더니 영어로 질문을 시작하셨다. 프랑스에 가 본 적 있느냐, 프랑스의 첫인상은 어땠는가, 프랑스에서 가장 좋은 점이 뭐였냐, 프랑스는 왜 가려고 하니, 가서 뭘 할 거니, 지금 선택한 어학원은 왜 선택하게 됐나, academic background에 대한 질문, 미국에서 공부하는 방식은 어땠냐, 잘 맞았냐, 프랑스에서 어학 끝나고 나면 진학하려는 학교에 대한 질문, 차후에 진로 계획은 어떤지, 등등... (헥헥) 이렇게 늘어놓으니 엄청 거창한 면접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거의 내가 학업 동기서에 적어서 낸 내용을 차례대로 다시 한번 물어보는 정도였다. 어떤 면접이든 당연한 거지만, 비자 면접 전에 자기가 써낸 이력서와 학업 동기서 내용은 자다가 툭 쳐도 줄줄 나올 만큼 확실히 숙지하고 있는 게 좋겠다.

질문이 끝나고 나서는 본인 경험에서 조언도 해주시고, 한 번 외국어로 공부해 본 경험이 있으니 프랑스에서도 잘 할 거라고 하셨다. 잊지 않고 제출했던 프랑스 학교 등록증과 최종 학교 졸업장 원본을 돌려주셨고, 나갈 때 인사로 "그럼 건강하게 공부 잘 하고 돌아오세요" 하시길래, '아 나 이제 프랑스 갔구나. 비자 받는구나!' 생각했다. 

미국 비자 인터뷰는 허술함(?) 이랄까, 은행 창구에 서서 얘기하는 느낌이었다면, 프랑스 비자는 문 달린 방에 면접관이랑 1대1로 앉아서 좀 더 심층적으로 인터뷰한다는 느낌이 더 들었다. 그래서 더 긴장됐고, 면접에서 돌아온 후에는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서 "프랑스 비자 거절"을 네이버에서 검색해보기도 했었다. (서류가 어딘가 부족한 게 아닌 이상, 거절당했다는 사람은 뭐 거의 없다) 불어로 면접을 볼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캠퍼스 프랑스에는 영어도 잘하는 면접관님이 계셨다.

2월 19일 면접날로부터 8일째 되는 날, 비자를 받게 됐다. 엄청 엄청 빨리 나온다. 요즘에 프랑스 많이 안 가나 보다.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이야기라 지금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혼자서 프랑스 학생 비자 준비하기 처음부터 다시 읽기

1) Campus France 서류 준비

2) 영사과 서류 준비

3) 아포스티유 받기

4) 번역/공증 받기

5) Campus France 면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