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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CULTURE

12월에 정주행한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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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에 이어 12월에도 넷플릭스 정기 구독비 본전을 뽑기 위해 열심히 각종 드라마, 영화, 예능 등을 시청하였다. 지난 글과 마찬가지로 그중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중도 포기 없이 완주한 드라마들을 추천하려고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아닌 경우 한국 넷플릭스에는 아직 업로드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섹시 로맨틱 코미디부터 역사물까지 12월에 정주행한 넷플릭스 드라마 확인하러 고고!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추천지수

★★★★★ 강력 추천

★★★★☆ 추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할 수 있음-잔인함, 선정성, 지루함, 이야기가 산으로 감, 등)

★★★☆☆ 줄거리나 설명을 읽고 나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 크게 추천하지 않음

★☆☆☆☆ 비추천


1. 당신보다 그것이 좋아 She's Gotta Have It


브루클린에 사는 자유분방한 예술가 놀라 달링이 자신의 예술과 경험, 그리고 각기 다른 매력의 썸남 (+썸녀) 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완전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코미디 드라마. 스파이크 리라는 감독이 발표한 동명의 영화 (86년 작)을 10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TV 시리즈로 각색한 작품이다. TV 버전 역시 스파이크 리가 감독으로 참여했다. 영화에 삽입된 사운드트랙이 극과 굉장히 잘 어울려서 플레이리스트 음악 추천 글로 쓴 바 있다. 2016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최근에 화제가 되는 다양한 주제들을 극 속에 잘 녹여 담아내고 있다. 놀라 달링이라는 여성 캐릭터를 원톱으로 내세워 극 전반에 페미니즘이 주제로 깔려 있다. 그 외에도 젠트리피케이션, 보디 이미지, 성 주체성 및 성 정체성, 인종 차별, 팝 컬처 등에 관한 이야기들도 2016년 미국의 현실에 맞게 잘 표현하고 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이야기지만 국적, 공간, 인종을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현실 비판적인 주제들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당신보다 그것이 좋아'는 코미디 & 로맨틱 장르로 분류되어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다음 시즌 제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스파이크 리 감독 인터뷰를 찾아보니 아예 한 시즌만 제작하기로 한 건 아닌 모양이다. (모든 가능성 열어둬 이런 느낌?)


시즌 수: 1

다음 시즌 예정: 시즌2 제작 미확정 (가능성 있음)

추천지수: ★★★★☆


2. 디 아메리칸즈 The Americans

80년대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한창일 때, 소련에서 특수 훈련을 받은 KGB 요원 두 명이 미국인으로 신분을 위장, 평범한 부부처럼 아이도 낳고 살아간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부부인 것처럼 평범하게 위장하고 살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소련으로부터 각종 임무를 받아 중요한 정보를 캐내거나 필요할 때는 누군가를 제거하기도 하는 등 KGB 요원으로서 활동한다. 그러다 건너편 집에 FBI 요원―하고 많은 부서 중에서 또 하필 FBI 반스파이 활동 부서―이 이웃으로 이사 오면서 위장이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커진다. 전개가 빠르지 않고 다이나믹한 스파이물이 아닌 차분하고 톤 다운된 느낌이라 초반 진입 장벽이 있을 수도 있다. 나도 첫 시즌 몇 개 에피소드만 보고 포기할 뻔했지만, 기다리고 계속 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게 미국 중심인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외계인도 하필 미국으로 쳐들어오고, 미국 대통령은 무슨 슈퍼히어로라도 되는 듯 모든 문제를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부류의 영화 정말 많다) 미국 스파이가 아니라 미국에 잠입한 "러시아 스파이"의 이야기를 이렇게 깊이 있게 다룬 것 자체로 신선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반공, 공산당을 물리치자 하던 시기에 한국에 잠입해있는 북한 간첩의 깊은 고뇌와 갈등을 깊이 있게 다루는 것과 비슷하려나. 똑같이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2에서 "이 모든 것이 다 소련의 짓이다!"라고 외치던 음모론자 같은 사람이 왜 나왔는지, 디 아메리칸즈를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대세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간첩이야?"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넷플릭스 프랑스 기준 시즌4까지 올라와 있고, FOX에서는 2017년에 시즌5까지 방영했다. 2018년 시즌6을 마지막으로 종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즌 수: 5

다음 시즌 예정: 2018년 FOX에서 시즌6 방영 예정 (시즌6가 마지막 시즌이 될 듯)

추천지수: ★★★★☆


3. 더 크라운 The Crown

2016년 12월에 시즌1 런칭 후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이다. 2016년 말에 나오자마자 보는 바람에 2017년 결산 글에 포함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시즌2가 나온 덕분에 소개할 수 있어 다행이다. 더 크라운은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일대기를 다루는 드라마다. 당연히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대뿐 아니라 동시에 주변인 (여왕의 아버지 조지 6세나 그의 형이자 전임자였던 에드워드 8세, 남편 필립, 동생 마가렛 공주, 윈스턴 처칠 등)들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다룬다. 개인적으로 역사물에는 크게 흥미가 없는 편이지만 더 크라운은 시즌1과 2 모두 정말 재밌게 봤다. 현직 여왕과 실존 인물들 (그것도 여왕은 현존 인물)의 삶을 다룬 드라마를 이렇게까지 재밌게 봐도 되는 걸까 싶기도 하지만, 영국 왕실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뉴스 1면을 장식하는 모든 이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니 이런 드라마도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다. 특히 정말 최측근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이야기나 분위기까지 상세히 다뤄서 작가들이 조사하느라 많이 고생했을 것 같다. 나에게는 역사의 산증인이자 상징적인 의미로만 존재했던 엘리자베스 여왕을 여왕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다루는 느낌이 들어 일반적인 역사 드라마와는 다르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제작진에 의하면 한 시즌이 엘리자베스 여왕 인생에서 10년이라고 한다. 시즌1에서 여왕 직위 전 47년 결혼부터 다뤘고 시즌2에서는 1960년대까지 배경으로 나왔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53년 직위 해서 지금까지 60년이 조금 넘게 여왕으로 살아왔다. 그러면 더 크라운도 한 시즌당 10년씩 총 6개의 시즌이 만들어질까? 정답은 Yes. 넷플릭스에서 공식적으로 에피소드 10개짜리 시즌을 적어도 여섯 개 만들 거라고 발표했다. 정말 10년 단위로 여왕의 일생을 꼼꼼히도 그릴 생각인 모양이다. 몇 년 뒤에는 다이애나 비에 대한 이야기도, 케이트 미들턴, 그리고 해리 왕자와 최근 약혼한 메건 마클에 대한 이야기도 볼 수 있을 듯. 제작비도 엄청나게 많이 든다는데, 넷플릭스 자본력 진짜 어마어마하긴 하다. (2016년 기준 넷플릭스에서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든 시리즈라고 한다) 극 중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이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으므로 곧 연기자들이 한 번 싹 바뀔 것 같다. (시즌3부터 새로운 배우들로 캐스팅 중이다. 엘리자베스 여왕 역에는 이미 올리비아 콜먼이 캐스팅 되었다.) 시즌1 ,2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을 연기하는 배우 클레어 포이는 여왕 말투와 숨 쉬는 습관까지 작정하고 연구한 듯하다고. 에든버러 공작 필립 역의 맷 스미스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 진짜 비호감이다. 엄청 감정 이입됨.


시즌 수: 2

다음 시즌 예정: 2018년 시즌3 방영 예정 (최소 시즌6까지는 제작될 예정)

추천지수: ★★★★★


4. 아메리칸 반달리즘 - American Vandal

사건은 하노버 고등학교 교직원 주차장에 세워져있던 차 27대에 누군가 페인트 스프레이로 남근 그림을 그려놓은 것이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이 사건은 총 피해액 1억이 넘어가며 단순히 철 없는 아이들의 장난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이에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어 문제아로 낙인 찍힌 딜런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결국엔 퇴학까지 당하게 된다. 딜런은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억울하게 퇴학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딜런의 방송부 후배인 피터는 딜런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딜런의 행적을 좇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다.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피터가 만든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넷플릭스에서 발표해서 엄청 히트했던 "살인자 만들기 Making a Murderer" 같은 스타일의 범죄 다큐멘터리 형식을 표방한 코미디 모큐멘터리다. (따로 다루지는 않겠지만 살인자 만들기 정말 잘 만든 다큐다. 강력 추천!) 기본적인 장르는 코미디인데도 불구하고 마냥 골때리게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크라임 다큐를 표방한 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마지막 에피소드까지도 진실을 알 수 없게 한 구성이 타이트하다. 로튼 토마토 지수 97%로 비평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 편당 약 35분 정도 짧은 길이로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 있다. 가볍게 보고 나면 그 이후에 씁쓸한 맛과 함께 여러 가지 새로운 질문들과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이대로 끝나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넷플릭스는 시즌1이 나옴과 동시에 내년 10월 시즌2 예정까지 함께 발표했다. 


시즌 수: 1

다음 시즌 예정: 시즌2 제작 확정

추천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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