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프렌즈'의 결말은 잘못됐다? (하)

지난 글 "미드 '프렌즈'의 결말은 잘못됐다? (상)" 편에서 레이첼은 로스가 아니라 조이와 연결되었어야 한다는 한 트위터리안의 주장을 살펴보았다. 첫 번째 주장은 조이와 레이첼은 진짜 우정을 키워왔던 반면, 로스는 레이첼을 언제나 친구가 아닌 이성으로 보고 더 나아가 레이첼을 자기 소유로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주장은 로스가 항상 레이첼의 경력 개발을 방해했다는 점이었다. 레이첼이 필연적으로 로스와 이루어져야 한다는 스토리라인을 써내기 위해서 짧게나마 조이를 레이첼과 붙여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도구 정도로 이용하고 버린 프렌즈의 작가들. 트위터리안 kaneandgriffin 은 작가들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레이첼과 조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개연성 있게 엔딩으로 쓸 수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오늘 글에서는 kaneandgriffin 의 스레드 중 60번 트윗부터 마지막 100번 트윗까지 살펴보면서 왜 애초에 조이가 연애 상대로 훨씬 더 나은지에 대해 보려고 한다.

※이 글은 나름 프렌즈라는 미드의 결말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록 종영한지 10년이 넘은 시트콤이지만 스포일러 당하기 싫다는 분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63/ ARGUMENT #3: Joey and Rachel Make Each Other Better, Ross and Rachel Make Each Other Worse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세 번째 주장: 조이와 레이첼은 서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로스와 레이첼은 서로를 더 안 좋게 만든다."

64/ So I already mentioned this, but it bears repeating: Joey develops feelings for Rachel while she's VISIBLY pregnant.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이미 언급했지만, 한 번 더 말하겠다: 조이는 레이첼이 임신해서 티가 나는 상황에서 레이첼을 향한 마음을 키워간다."

(프렌즈에서는 이미 조이가 싱글맘과 데이트하는 에피소드를 통해 애 딸린 여자가 얼마나 매력적이기 힘든지를 보여준 적이 있다. 또한, 프렌즈 방영 내내 지겨울 정도로 모니카가 뚱뚱했던 시절을 웃음거리로 만들면서 뚱뚱한 여성에 대해 표현해왔다. 그러니 가벼운 캐릭터로 비친 조이가 임신한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는 걸 깨닫는 자체가 조이에게는 성장인 셈)

69/ He happily lets Rachel and Emma move back in with him, despite how much having a baby around disrupts his lifestyle.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조이는 기꺼이 레이첼과 엠마가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와 살게 해준다. 집에 갓난아기를 들인다는 게 자기 라이프스타일에 방해가 되는데도 말이다."

70/ The insanely terrible women Joey brings home, and their brief tenure in his life, is of course a 10-season running joke.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조이가 집으로 데려오는 최악의 여성들, 그리고 그들과의 짧은 만남은 프렌즈 열 개의 시즌 내내 반복된 유머 코드였다."

하지만, 레이첼 이후로 이런 조이의 스타일도 변화한다. 레이첼 이후 처음으로 조이가 만나는 여자친구 찰리는 프렌즈를 통틀어서도 가장 괜찮은 여자 중 하나였다. 

73/ Charlie is nothing like any other woman Joey has ever dated. Falling for Rachel literally teaches Joey that he wants something more.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찰리는 조이가 여태껏 만나왔던 여자들과는 전혀 달랐다. 레이첼을 사랑하게 되면서 조이 자신이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74/ Joey learns to love having a baby around, stops being a bad-date punchline and tries to be worthy of a way higher-class lady.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조이는 아기와 함께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고, 나쁜 남자에서 벗어나 더 성숙한 여성에게 걸맞은 남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레이첼에게도 조이는 좋은 영향을 미쳤다.

77/ Rachel has been uptight all her life and Joey teaches her how to chill the fuck out. He brings out a sillier side of her.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레이첼은 평생을 고지식하고 딱딱하게 살아왔다. 조이가 그에게 긴장을 늦추고 편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고 레이첼의 실없는 부분을 끌어낸다."

79/ Everything is ALWAYS fraught. Fighting, jealousy, possessiveness, drama. Their relationship looks EXHAUSTING.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로스와 레이첼이 함께 할 때면) 모든 것이 항상 문제투성이다. 다툼, 질투, 소유욕, 드라마. 두 사람의 관계는 피곤해 보인다."

80/ And it's not just Ross, tbh (although like ... it's mostly Ross). But he makes HER worse too. She's harsher and more tightly-wound.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로스뿐 만이 아니다. (물론, 거의 항상 로스의 문제지만) 레이첼도 로스와 함께 있을 때 더 별로다. 더 못되고 예민하다."

85/ One of my favorite Joey/Rachel moments is when they're in Barbados for Ross' conference and he's giving his boring keynote speech.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이/레이첼 커플 장면 중 하나는 로스의 콘퍼런스 때문에 바베이도스에 갔을 때다. 로스는 그 콘퍼런스에서 지겨운 기조연설을 한다."

87/ Joey and Rachel are giggling at "homo erectus" together (RELATABLE!), for which Ross and Charlie treat them both like massive idiots.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조이와 레이첼이 '호모 에렉투스'라는 말에 같이 낄낄거릴 때 (공감됨!) 로스와 찰리 커플은 두 사람을 멍청이 취급한다."

*호모 에렉투스의 erectus가 발기라는 뜻의 erection과 발음과 뜻이 비슷해서 웃는 것.

찰리와 레이첼, 상반된 두 여자의 반응

88/ Which is yet another sign that Ross thinks Rachel is intellectually beneath him. But Joey just thinks she's hilarious.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이 에피소드는 로스가 레이첼을 자신보다 지적으로 아래에 있다고 본다는 또 다른 증거다. 하지만 조이는 레이첼이 재밌다고 생각한다."

91/ And, crucially, this is NOT because Rachel isn't smart. It's because ROSS doesn't think she's smart. No matter how high she advances.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중요한 것은 레이첼이 똑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모든 것은 로스가 레이첼이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레이첼이 얼마나 높이 올라가든 말이다."

92/ That's not to say there is no potential downside to Joey, but she'd be treated like a queen instead of patronized forever tbh.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이 것은 조이에게 단점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이는 레이첼을 평생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여왕처럼 대접할 것이다."

93/ The bottom line is, the Rachel Ross fell in love with was a teenage fantasy he never outgrew that may have been an illusion all along.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요점은 레이첼과 로스가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로스가 여태껏 벗어나지 못한 어린 시절의 환상이자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94/ Ross fell in love with A PICTURE OF HIMSELF AS THE KIND OF MAN WHO COULD DATE A RACHEL and on some level that was always what he wanted.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로스는 레이첼같은 사람과 사귈 수 있는 남자인 자신의 모습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어느 정도는 그게 로스가 항상 원했던 것이다."

95/ Whereas Joey fell in love with a bright, funny, competent single mother he'd been friends with for 7 years and knew inside-out already.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반면 조이는 똑똑하고, 재밌고, 능력 있는 싱글맘이자 그가 이미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7년된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

96/ Yes there's something sweet in the idea of Rachel being Monica's sister, but they basically were already. They don't need Ross for that.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물론 레이첼이 모니카와 한 가족이 된다는 것은 사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은 이미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그것 때문에 굳이 로스가 필요하지 않다."

97/ The only factor in favor of Ross/Rachel endgame is conventional sitcom storytelling structure. Not because they're RIGHT for each other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로스/레이첼 결말에 호의적인 요소는 단 하나, 관습적인 시트콤 스토리텔링 구조뿐이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딱 맞기 때문이 아니다."

98/ Ross and Rachel were endgame because they were considered INEVITABLE, and I don't dispute that that's where the show was always heading.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로스와 레이첼이 맺어지는 결말은 두 사람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시트콤 자체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는다."

99/ But a S10 surprise twist where Rachel and Joey end up realizing THEY were each other's lobster all along WOULD HAVE CHANGED SITCOM TV

— ❄️Skaiplana❄️ (@kaneandgriffin) August 8, 2017

"하지만 시즌10에서 레이첼과 조이가 서로의 진정한 짝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깜짝 반전이야말로 시트콤 역사를 바꾸어놨을 것이다." 

---

조이와 레이첼이 이어졌어야 하는 이유 1번부터 100번 트윗까지 살펴보았다. (중간중간 최대한 요약하느라 몇몇 트윗을 빼기는 했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프렌즈를 보게 된 분들도 있겠고, 그래도 여전히 레이첼과 로스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인연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다. 의견이 어느 쪽이건 간에 이미 종영한 지 13년이나 된 시트콤이 이렇게까지 많은 이들로 하여금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신기하기도 하다. (방영한 기간보다 종영한지가 더 오래됐다는 사실. 헉) 프렌즈를 다시금 정주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분들은 이런 관점을 생각하면서 보면, 전에 봤던 내용이라도 새로운 기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미드 관련 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