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바이링구얼로 키우는 방법 - (4) 결론

나오미 스타이너의 책 '아이를 바이링구얼로 키우는 7단계'를 세 개의 글로 나누어 살펴보았고, 드디어 대망의 마지막 파트입니다. 200 페이지가 넘는 짧지 않은 책을 몇 개의 블로그 포스트로 소개하다 보니 흐지부지 용두사미가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저는 바이링구얼 교육의 원칙 "충분한 노출, 꾸준한 노출, 그리고 부모의 의지"를 꼽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글 끝에 간단히 말씀드린 것처럼 나오미 스타이너의 결론과 더불어 가정에서 최대로 언어 인풋을 끌어내기 위해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를 바이링구얼로 키우는 방법 - (1) 오해와 진실

아이를 바이링구얼로 키우는 방법 - (2) 목표 설정

아이를 바이링구얼로 키우는 방법 - (3) 계획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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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인풋을 최대화하기 위한 소통법

 

1. 자연스럽게 합니다.

갑자기 아이를 불러 앉혀 공부하듯이 알파벳을 펴 놓고 외우도록 가르치거나, 숫자 세기, 신체 부위 이름 등을 시험을 치듯이 플래시 카드로 학습을 시키는 게 아니라, 일상 대화나 생활 속 상황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르치도록 하세요.

 

2. 끊임없이 말하세요.

한국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혼잣말을 많이 한다고 하죠? (누군가는 한국인이 뮤지컬의 민족이라고 하더라고요. 생활 속에서 음을 붙여서 '그럼~~ 이제~~ 빨래를 한~ 번~ 개어 볼까~~' 이런 식으로 혼잣말 많이들 하시지 않나요 ㅎㅎ) 속으로 생각하고 말았을 이야기도 아이 앞에서는 목표 언어로 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3. 일방적이더라도 계속 말하세요.

아이가 너무 어려 아직 말을 못 하거나, 목표 언어로 대답하기에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아이가 말을 하기까지는 충분한 인풋이 필요하기 때문에 말하기를 멈추지 마세요. 내가 리얼리티 티비의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계속 말하는 거죠.

 

4. 아이들은 행동을 통해 배웁니다.

따라서, 오감 중 한 가지 이상을 사용하는 활동은 학습효과를 향상합니다. 식사를 준비할 때 아이에게 재료를 보여주며 만지게 하거나, 냄새를 맡게 하면서 재료의 이름을 목표 언어로 알려주면 아이들은 더 쉽게 단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5. 아이에게 말하는 내용이나 설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스처를 함께 활용하세요.

연구에 따르면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거나 보여주는 행동을 통해 아이는 새로운 단어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고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어린 유아일수록 아직 상황이나 단어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제스처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6. 사용하는 단어의 맥락을 알려주세요.

예를 들어 아이에게 Tuna라는 단어를 가르치고 싶다면 "Tuna is a fish, like what you ate yesterday."처럼 아이가 연결 지을 수 있는 상황을 함께 제시합니다. 아이가 이미 알고 있는 "참치"라는 단어로 번역해주는 것은 빠른 해결책일지는 모르나, 정답을 그냥 던져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제스처를 써 물건을 가리키거나, 아이가 이미 아는 단어를 이용해 새로운 단어를 설명해주고 연결 지을 수 있는 맥락을 제시하면, 아이가 스스로 의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7. 아이에게 너무 부담을 주지 마세요.

한 번에 새로운 단어 한두 개 정도면 충분합니다.

 

8. 아이가 당신이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 반복해서 말해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이해했더라도, 새로운 단어를 확실하게 학습하려면 반복은 필수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1번에서 말한 것처럼 대화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9. 아이가 대답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해를 못 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은 주로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너무 좌절하지 않도록 합시다.

 

요리 채널의 진행자가 된 것처럼 식사 준비하면서도 계속 설명하기. 쉽진 않겠지만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나오미 스타이너의 결론

 

1. 아이가 목표 언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목표 언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이가 바이링구얼이 될 가능성은 멀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때에 따라서는 아주 재밌고 만족감이 큰 활동일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그만큼 노력도 시간도 많이 드는 일이지요. 아이가 언어를 공부로 받아들이고 재미없고 힘든 일이라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면, 언어 습득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들이게 할 방법은 강요밖에 남지 않겠죠. 처음부터 너무 크게 욕심을 내지 않고, 재밌는 활동 위주로 구성하면서 아이가 먼저 목표 언어를 좋아하게 도와주세요.

 

2. 목표와 계획은 필요하면 재조정하고, 아이에게 엄마, 아빠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끔 해주세요.

아이에게 너의 최선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큼 최악의 상황이 있을까요? 아이가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당신이 예상한 만큼 진척이 없을 때 기대치와 목표를 재조정하는 것은, 아이에게 엄마 아빠는 너를 무조건 사랑하고,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입니다. 기대치를 낮춤으로써 아이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지 마세요. 1번에서 말했듯이 아이가 어려움을 겪을 때는 아이가 성취할 수 있는 정도로 목표를 조정하는 것이 오히려 목표 언어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3. 이 과정을 믿으세요.

아이를 바이링구얼로 키울 때, 아이가 목표 언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여러분은 이미 두 가지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첫 번째는 어떤 언어든지 배울 준비가 되어있는 아이의 두뇌이고, 두 번째는 시간입니다. 물론 제2외국어 (혹은 제3, 제4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수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여러분과 여러분의 아이 앞에는 그렇게 하고도 남을 수십 년이 남아있으니까요. 언어를 배우기에 늦은 때는 없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를 바이링구얼로 키우는 것은 단순히 아이가 두 개의 언어로 말하고, 읽고, 쓰도록 가르치는 것 이상의 의미입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모험이기도 하고, 여러분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자, 아이가 한 언어를 통해 다른 문화를 배우고 바이링구얼이라는 정체성에 자부심을 가질 기회라는 것. 바이링구얼로 가는 길도 결국엔 한 단어, 한 단어 배워나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나오미 스타이너의 말을 기억하면서. 지금 바로, 한 단어부터 시작해봅시다!

 

Reference(s): Steiner, N. (2008). 7 steps to raising a bilingual child. New York, NY: AM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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