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영어 동화책 제대로 읽어주는 방법

아이에게 영어책을 소리 내 읽어주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어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인 생후 18개월에서 28개월 사이의 영어권 아이들은 양육자와 Joint Attention (공동 집중, 공동 관심, 함께 주목하기)를 통해 명사를 배웁니다. Joint Attention은 양육자와 아이가 같이 한 대상을 바라보거나, 조작하며 양육자가 그 대상의 이름을 말해주는 과정을 말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새로운 단어를 배울 때 한두 번의 노출 후 단어를 기억 속에 확립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은 빠른 의미 연결 fast-mapping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한 단어의 음운 체계, 의미, 그리고 활용을 완벽히 배우기 위해서는 한두 번이 아니라, 더 많은 노출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배운 단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도 추가적인 노출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손쉽게 충족하는 활동이 바로 양육자가 아이에게 소리 내 책을 읽어주는 것이지요. 책 읽기를 통해서 양육자와 함께 주목할 수 있고, 자연스러운 반복이 이루어지니까요.

 

아이에게 소리 내 영어 동화책 읽어주기는 바이링구얼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입니다.

영어 동화책, 어떻게 읽어줘야 제대로 읽어주는 걸까요?

 

1. 대화형 책 읽기 Dialogic Reading

대화형 책 읽기에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적극적인 학습자가 되도록 장려하는 것 (예시. 아이에게 질문하기)
• 아이가 사용한 것보다 더 복잡한 언어를 사용하여 피드백 제공하기 (예시. 언어의 확장*) 
• 그리고 대화를 아이의 수준보다 한 단계 높여 아이의 지식이나 기술을 확인해보는 것 (예시. 아이가 이미 이름을 알고 있는 대상에 대한 특징 물어보기)

대화형 책 읽기가 아이의 언어 발달에 확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정말 많습니다. 반대로, 대화를 포함하지 않고 아이에게 단순히 소리 내 책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단어의 뜻을 배울 수 있는가에 관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일반적인 책 읽기보다는 대화형 책 읽기를 통해 (1) 새로운 단어를 배울 수 있는 더욱 풍부한 상황을 만들 수 있고, (2) 아이가 책 속의 어휘에 더 밀도 있게 노출되고, (3) 새로운 단어를 사용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활에서 아이와 영어로 대화하지 않는 가정에서는, 책 읽기 시간 만큼은 책도 영어로 읽고, 대화도 영어로 하는 것이 아이를 충분히 영어에 노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언어의 확장: 확장은 아이가 말한 것을 반복하며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빠진 단어를 추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아이가 말한 것을 과도하게 바꾸지 않고, 문장을 단순히 고치는 정도로 한다. (예시. 아이: [책 속의 그림을 가리키며] Bike. 양육자: Yes, it is a bike! 아이가 말한 단어를 반복하며 완전한 문장으로 바꾸어 정확한 모델을 제시) 

 

2. 자연스러운 억양, 유창성, 편안한 정도

퀄리티 있는 책 읽기를 위해서는 억양, 유창성, 구연자의 편안한 정도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책에 관한 대화를 하지 않거나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양육자 본인이 이야기를 이해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활기차고, 생생한 구연 스타일을 활용하면 충분히 아이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꾸 끊어지고, 어색하고, 엉뚱한 곳을 강조하는 구연 스타일은 아이의 이해도나 흥미도를 떨어뜨리겠지요.

Q. 어떻게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책을 읽어줄 수 있을까요?
A. 아이에게 읽어줄 책을 알아볼 때 가능하면 원어민의 오디오 녹음이 포함된 것으로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원어민의 녹음본을 들려주는 것도 정확한 발음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아이의 나이가 어리다면 이보다 더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양육자가 원어민 녹음본을 듣고 억양, 끊어 읽기, 강조할 부분 등을 확인한 뒤 연습하는 것입니다. 영어책을 읽을 때 원어민의 유창한 발음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아이와 양육자의 상호 작용입니다. 아이가 녹음본을 통해 책을 읽을 때는 그만큼 부모님의 개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대화형 책 읽기를 도입하기 쉽지 않겠지요. 따라서, 책을 읽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양육자가 충분한 읽기 연습 후에 직접 읽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육자가 아직은 아이와 함께 영어로 대화를 유도하기 힘들다고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영어로 책을 읽어주는 것만으로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조금씩, 양육자가 책 내용을 익히면서, 아이와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3.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기

한 연구를 통해 엄마와 아이가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을 관찰한 결과, 처음 책을 읽을 때 대화 중에 엄마가 반복해서 사용한 단어나 표현을 나중에는 아이가 비슷하게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아이는 엄마가 한 번 이상 반복해서 사용한 단어를 배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을 조성하려면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같은 페이지, 같은 그림에서 매번 엄마가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다시 한번 반복의 중요성과 아이가 새로운 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어휘 습득을 촉진한다는 어휘 습득의 원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 말고도 같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식사 자리에서 대화하기 등 여러 가지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하지만, 양육자가 아이에게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주면 (1) 같은 주제의 대화를 여러 번 반복하여 나눌 수 있고, (2) 이전에 책을 읽었을 때 습득한 정보를 이용해서 대화를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등 다른 상호작용에 비해 더 안정적인 방식으로 어휘를 반복할 수 있어 언어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요약
- 유·아동 어휘 습득 방식: 공동 관심과 반복 = "소리 내 책 읽어주기!"
- 영어 동화책을 제대로 읽어주려면: (1) 책을 읽으며 영어로 대화를 유도한다. (2) 양육자가 자연스러운 억양, 끊어 읽기 등을 원어민 녹음본을 통해 연습한다. (3) 1번과 2번을 유지하며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다. 

 

다음 글에서는 대화형 책 읽기 스타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서, 아이에게 영어로 책을 읽어줄 때 어떤 식으로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지 (물론 영어로!) 구체적인 방법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어권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한 영어책 읽기에 대한 글이기는 하지만, 한국어책 읽기에도 적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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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De Temple, J., & Snow, C. E. (2003). Learning Words From Books. In A. van Kleeck, S. A. Stahl, & E. B. Bauer (Eds.), On reading books to children (pp. 15-34) Mahwah, NJ: Lawrence Erlbaum Associates, Inc.

“How to Use Expansion and Extension Strategies for Building Language.” Avaz Communication App, 22 Feb. 2018, www.avazapp.com/blog/2018/02/22/using-expansions-extensions-effective-language-learning-strateg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