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팬톤 올해의 색 - 울트라 바이올렛 Pantone's Color of the Year 2018

전 세계 디자인 분야에서 거의 색의 표준으로 통하는 "팬톤 Pantone"사에서 2018년 올해의 색을 푸른 계열의 보라색인 울트라 바이올렛 (PANTONE 18-3838)으로 선정했다. 2000년부터 팬톤에서는 매년 12월마다 이듬해의 색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 올해의 색은 어떻게 결정될까?

그들이 무작위로 아무 색상이나 고를 리는 없을 터. 팬톤은 2년에 한 번 전 세계 각국의 대표들을 대상으로 비밀회의를 소집하여 이틀 동안 각종 프레젠테이션과 토론을 진행한 뒤 다음 해의 색을 결정한다. 팬톤의 Executive Director인 레아트리스 아이즈만은 영감은 많은 부분이 패션계에서 온다고 한다. 올해의 색을 정하는 팬톤 내부의 위원회 구성원들이 파리, 런던, 뉴욕, 밀라노 등 패션 도시들을 다니면서 눈에 띄는 색상들을 캐치하고, 패션 위크 기간 동안 컬렉션에 주로 등장하는 색상들 역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패션뿐 아니라 새로 개봉하는 영화, 새로 출시된 자동차에서 쓰이는 색상 등 색이 쓰이는 모든 방면을 두루 고려하여 올해의 색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이트가이스트 Zeitgeist, 즉 색이 결정되는 시기의 시대 정신 역시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고 한다. 팬톤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2018년 올해의 색인 울트라 바이올렛은 2016년 사망한 프린스를 기리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프린스'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색이 울트라 바이올렛과 같은 보라색이기 때문에 이렇게 연결짓는 것이 비약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프린스 오마주 관련 글 읽기) 팬톤은 웹사이트에 올라온 올해의 색 설명을 통해 '음악의 아이콘인 프린스, 데이빗 보위, 그리고 지미 헨드릭스가 그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울트라 바이올렛을 이용했다'라는 내용으로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하기도 했다. 

― 울트라 바이올렛은 어떤 색일까?

팬톤의 설명에 따르면, 울트라 바이올렛은 독창성과 미래를 내다보는 사고를 상징한다고 한다. 울트라 바이올렛을 설명하는 데 쓰인 형용사들을 보면 더욱 쉽게 감이 올 것 같다: 

도발적인, 생각에 잠긴, 복잡한, 사색하는, 불가사의한, 미묘한, 감정이 풍부한, 신비로운, 영적인

Ultraviolet은 영어로 자외선이라는 뜻이기는 하지만, 이번 올해의 색은 태양보다는 밤하늘의 색에서 영감을 받은 듯하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밤하늘을 통해서 우주를 보고, 그 너머의 가능성까지 연결하여 울트라 바이올렛이라는 색상을 설명하고 한 것이다. 레아트리스 아이즈만은 "새로운 기술과 거대한 은하계를 탐험하는 것부터 예술적 표현과 영적 성찰에 이르기까지 직관적인 울트라 바이올렛 색상이 앞으로 다가올 일을 향하는 길을 밝혀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 / Pantone

― 과거에는 어떤 색이 선정되었을까?

색상은 모니터 설정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사진/ Pantone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톤의 보라색이 올해의 색으로 선정되어서 2018년에 어떤 곳에서 울트라바이올렛 색깔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팬톤 웹사이트에 있는 "팬톤 컬러 파인더" 툴을 소개하려고 한다. 원하는 색상을 고르면 선택한 것과 비슷한 팬톤 컬러들을 볼 수 있다. 특히 패션 &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쓰이는 색상의 이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 비슷한 색인 것 같지만 미묘한 차이로 다른 이름을 가진 색들을 보고 있자면 내가 빨주노초파남보밖에 모르는 색깔 바보가 된 기분. 자세한 팬톤 컬러 파인더 사용법을 보려면 더보기 클릭↓

1. https://www.pantone.com/color-finder 를 연다.

2. 빨간 동그라미 친 부분을 움직여 원하는 색상을 선택한 뒤, 노란 네모친 부분 SUBMIT을 클릭한다.

3. 결과 화면에서 원하는 색상을 확인한다. Fashion and Interior Desginers 항목 밑에 있는 색상은 이름이 정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