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킬러, 마이너스의 손을 위한 실내 식물 고르기

자랑스럽게 이야기할만한 것은 아니지만, 저는 저희집에 들어온 식물은 제가 손 대는 족족 다 죽어나가버린다는 식물 킬러입니다. 그렇다고 식물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느냐 그런 것도 아닙니다. 사실 지금에서야 알게된 것이지만 저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큰 관심이었습니다. 식물마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제가 키웠던 식물들은 주로, 한 번 물을 주면 화분이 바짝 말랐을 때나 다시 물을 주면 되는 그런 식물들이었는데... 잘 알지도 못하고 너무 큰 관심과 사랑으로 인해 과분한 사랑(이라 쓰고 물이라고 읽는다)을 주었던거죠. 퀸의 Too much love will kill you라는 노래가 생각나지요. 아무튼 오늘은 저처럼 이런 식물 킬러, 미다스의 손 아니죠 "마이너스"의 손을 위한 실내 식물 고르는 방법에 대해 한 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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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물을 들일 공간에 햇볕이 얼마나 잘 드는가?

식물에 따라서 어떤 것은 해가 많이 필요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비교적 해가 많이 들지 않는 곳에서 잘 자라기도 합니다. 그리고 같은 집이라고 해서 볕이 드는 양이나 시간이 일정한 것도 아니죠. 거실은 해가 잘 드는 반면, 작은 방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요. 실내에 식물을 들이기로 마음 먹었다면, 먼저 그 공간에 볕이 얼마나 드는지를 가만히 한 번 살펴보세요. 만약에 하루에 4~6시간 이상 햇볕이 드는 공간이 있다면, 그런 곳에는 극락조, 떡갈 고무나무, 인도 고무나무, 돌나물과의 염좌, 선인장 등을 들이면 완벽합니다. 만약에 화장실이나 사무실 공간처럼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에 둘 식물을 찾는다면 금전수나, 죽이기도 힘들다는 스킨답서스를 들이면 좋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극락조, 떡갈고무나무, 염좌, 인도 고무나무

하루 4~6시간 이상 햇볕이 든다 → 극락조, 떡갈 고무나무, 인도 고무나무, 염좌, 선인장 등
해가 잘 들지 않는다 → 금전수, 스킨답서스 등

(좌) 금전수 / (우) 스킨답서스

 

2. 실내 습도는 어떤가?

실내 식물로 인기가 많은 종 중에는 습도가 높은 곳에서 자라는 열대 식물들이 많은데요. 여러분이 열대지방처럼 습도가 높은 곳에 사는 게 아니라면, 극락조, 고무나무류, 몬스테라 같은 식물은 여름에는 하루에 한 번,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을 분무해주면 잘 자랍니다. 식물을 관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하는 분들은,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들이는게 좋겠지요. 선인장이나 녹영, 금전수 같은 다육 식물은 비교적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연중 내내 잘 자라니 시간이 많이 없지만 식물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몬스테라

관심과 사랑으로 식물을 키울 시간과 여건이 된다 → 극락조, 고무나무류, 몬스테라 등
식물 관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 → 선인장, 녹영, 금전수 등 다육 식물

 

3. 이사를 자주 하거나, 가구 배치를 자주 바꾸는 편인가?

실내 식물은 저마다의 습성이 있고, 어떤 식물은 마치 사람처럼 한 번 한 곳에 자리 잡으면 여기저기 옮겨지는 것을 싫어하기도 합니다. 가구 배치를 이리저리 바꾸는 것을 좋아하거나, 이사를 자주 다녀야한다면 식물에게는 그렇게 이상적인 환경이 아닐지도 모르는 것이죠. 예를 들어, 고무 나무는 조금만 낮은 온도에 노출되어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식물을 처음 구매할 때도 이사를 하거나 옮길 때도 따뜻한 날씨에 하는 게 좋습니다. 몬스테라 역시 온도와 빛 변화에 예민해서, 몬스테라가 잘 자라는 자리를 한 번 찾아주었다면, 그 다음부터는 옮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단, 식물이 해를 따라 불균형하게 자라지 않도록 같은 자리에서는 돌려가며 키워주면 좋습니다.

가구 배치를 자주 바꾸거나 이사를 자주 한다 → 예민한 고무 나무나 몬스테라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4. 반려동물이 있는가?

실내 식물을 고를 때 반려동물이나 어린 아이가 있는지는 아주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됩니다. 어떤 식물은 예쁘기는 하지만, 먹을 경우 굉장히 독성이 강할 수 있기 때문에, 고양이나 개에게 닿지 않는 곳에 두거나 아예 집에 들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고양이 키우는 분들은 아시죠. 집에서 고양이가 닿지 못하는 곳이란 없다는 것을) 독성이 있을 수 있는 식물로는 몬스테라, 염좌, 스킨답서스 그리고 금전수 등이 있습니다. 이런 식물들은 동물의 입이나 입술, 혀 등을 자극하는 화학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섭취할시 구토나 소화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고양이나 개는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식물 뿐 아니라 반려 동물에게 위험한 꽃도 많습니다. 고양이가 냄새를 맡기만 해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튤립이나 백합류 꽃 등이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항상 식물이나 꽃을 들이기 전에 검색해보는 것 잊지 마세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 몬스테라, 염좌, 스킨답서스, 녹영, 백합류 꽃 등은 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외에도 새로운 식물을 들이기 전 항상 검색부터 해본다.

 

5. 식물을 두려는 공간의 크기는 어떤가?

집이 허허벌판 넓다면 어떤 식물을 들이건 큰 제약이 없겠지만, 작은 집이나 원룸에 사는 경우, 집의 크기를 잘 고려해서 식물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고무 나무류는 3미터까지도 자랄 수 있기 때문에 큰 방이나 공간에 더 적합합니다. 금전수, 염좌, 몬스테라처럼 크기가 적당해보이는 식물도 1미터에서 1.2미터까지 자라기도 합니다. 비좁은 공간에서 키울 식물을 고를 때는 옆으로 크게 자라는 식물보다는 아래 위로 길게 자라는 식물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산세베리아가 그런 식물의 좋은 예입니다. 잎, 줄기가 풍성한 식물을 원하지만 그만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스킨답서스나 녹영처럼 잎과 줄기가 1미터 이상 길게 자라지만 다듬기도 쉬운 행잉 플랜트를 들이면 좋습니다.

(좌) 산세베리아 / (우) 녹영

공간이 작다 → 고무나무류는 재고해본다. 금전수, 염좌, 몬스테라 등도 꽤 크게 자랄 수 있다.
공간이 좁다 → 산세베리아 처럼 아래 위로 길게 자라는 식물, 스킨답서스나 녹영 등 행잉플랜트.

 

Reference(s): A PAIR & A SPARE

Photo credits: Juliatesta, davenportgarden, hortology 1, 2, 3,  nutrigrower, gardenista, greenerynyc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