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한국에서 새롭게 알게된 것

이번 2월 한 달 정도 한국 본가에 다녀왔다. 딱히 여행이라기보다는 가족들을 보려고 다녀온거라 한국 다녀온 내용으로 포스팅할 일이 있을까 싶었지만, 한국에서 새롭게 알게된 것들이 몇 가지 있어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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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라인으로 아포스티유 발급 가능

아포스티유 받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2월에 포스팅한 적이 있다. (혼자서 프랑스 학생비자 준비하기 - 아포스티유 받기) 해당 포스팅에서는 외교부 여권과를 직접 방문하여 받는 방법과 우편으로 접수하여 받는 방법 두가지를 소개했는데,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제는 온라인으로도 아포스티유 발급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되었다. 2017년 11월부터 가능해졌다고 하니 비교적 최근일이다. 한국의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정부24 등 온라인에서 증명서를 발급하는 사이트와 연계하여 아포스티유나 영사확인 인증서를 발급하는 시스템이다. 모든 공문서가 다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12개 종류 문서만 온라인으로 아포스티유를 받을 수 있다. 해당되는 문서는 아래와 같다.

정부24: 주민등록등본(국, 영문), 주민등록초본(국, 영문) - 총 4개

경찰청: 재외공관에서 발급한 신원조사증명서 - 총 1개

대법원 온라인: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제적등본, 제적초본 - 총 7개

프랑스에 살면서 여러번 필요한 일이 꼭 생기는 "출생증명서 acte de naissance"는 한국에 정확히 1:1로 매치되는 문서가 없어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에 아포스티유를 받아 번역공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한국에서 미리 아포스티유까지 받아가지 않으면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부탁하거나 곤란할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온라인에서도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아포스티유를 받을 수 있으니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후에 온라인으로 직접 발급을 받게되면 그 때 상세한 과정에 대해서도 글을 쓰겠다.

→온라인 아포스티유 발급 홈페이지

2. 롯데백화점 무료 주차권

내가 한국을 방문했을 시기가 마침 한창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행중이던 때라 롯데백화점에 올림픽 기념품을 사러 갈 일이 있었다. 근처 다른 곳에서 볼 일이 있어 이래저래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차를 주차해둬야했는데 구매 금액이 충분하지 않아 주차비를 내야할 상황이었다. 사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왠지 예상치못하게 주차비를 지출하게 되면 내키지 않는 이 마음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롯데백화점의 경우 앱스토어에서 "롯데 스마트 쿠폰북"이라는 어플을 다운로드받으면 어플을 통해 3시간 (혹은 2시간) 무료 주차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어플을 다운받고 로그인한 다음 "나만의 혜택"이라는 메뉴를 누르면 아래와 같이 무료 주차권 쿠폰이 뜬다.

모든 지점에서 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우측 상단에서 본인에게 가까운 롯데백화점 혹은 아울렛 지점을 선택해서 확인해보아야 한다. 지점별로 2시간 무료 주차인 경우도 3시간 무료 주차인 경우도 있는 것 같다.

3. 인천공항까지 KTX로 이동하는 경우

- KTX 힘내라 청춘 할인 탑승권

평소에는 인천공항까지 부모님이 차로 데려다주시거나, 공항 리무진을 이용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갑작스럽게 눈이 와서 도로 사정이 어떻게 될지 감을 잡기 힘들어서 KTX를 타게 되었다.  분명히 인천공항까지 직통 KTX가 생겼다고 알고있었는데, 평창 올림픽 때문인지 직통은 없고 서울역에서 환승하는 기차편밖에 없었다. 평소 환승을 하느니 오래 걸리더라도 처음 탄 버스나 지하철 그대로 가는 것을 선호하는지라 약간 망설여졌다. 그러다 KTX 힘내라 청춘 할인으로 공항 리무진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KTX 탑승권을 구매하게 되어 처음으로 KTX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게되었다. KTX 힘내라 청춘 할인 탑승권은 만 25세부터 만 33세 이하의 코레일 회원이 구매할 수 있는 할인 탑승권 상품이다. 할인율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거의 40% 정도 할인이니 운이 좋으면 본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거의 반값으로 KTX를 탈 수 있는셈이다. 대신 황금 시간대 표는 잘 없다. 나는 어차피 새벽같이 출발해서 공항으로 가야했으니 크게 상관없었지만 말이다.

- 큰 캐리어 가지고 KTX타는 경우 3,5,6,7,8,10,11,16,17호차 맨 뒷자리

KTX 좌석 지정시에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은 3,5,6,7,8,10,11,16,17호차에 있다는 안내가 나온다. 나는 단순하게 생각해서 앞 좌석 쪽에 짐 싣는 곳이 있는 줄 알고 5호차 앞 좌석을 예매했는데 알고보니 짐 싣는 칸은 맨 뒷 좌석 쪽 복도에 있었다. 그나마도 인천공항까지 가는 KTX에는 많은 사람들이 캐리어를 들고 타기 때문에 뒤 늦게 내 짐을 둘 수 있는 공간은 남아있지 않았다. 승무원의 도움으로 짐칸이 아닌 곳에 안전하게 짐을 놔둘 수 있었는데 그 자리가 바로 맨 뒷 좌석과 벽 사이에 있는 공간이었다. 따라서 큰 캐리어를 가지고 KTX를 타는 경우에는 3,5,6,7,8,10,11,16,17호차 맨 뒷 좌석을 예매하면 복도 짐 칸에도 가깝고, 짐 칸에 가방을 못 넣더라도 좌석 뒤 공간에 두면되겠다.

4. 오프라인 네비게이션 maps.me

앱스토어에서 오프라인 네비게이션으로 검색하면 제일 상단에 나오는 어플 MAPS.ME. 원하는 지역의 지도와 위치 정보 등을 다운로드 받아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는 지도 겸 네비게이션 어플이다. 해외에 데이터로밍 혹은 휴대용 와이파이 라우터 없이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오프라인 지도라는 편견에 비해 생각보다 디테일하고 정확하다. 한국, 프랑스, 그리고 최근에 여행한 포르투갈 세개 국가에서 사용해봤는데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 지도에서 찾을 수 없는 위치나 장소는 내가 직접 등록해서 쓸 수도 있다. 여행지에서 내가 가고 싶은 관광지, 식당, 카페 등을 전부 미리 지도에 등록해두고 maps.me만 켜고 다녔는데 따로 여행 책자가 필요없는 정도였다.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운전시에 단속 카메라 정보나 속도 제한 정보 등은 나오지 않는다. 데이터나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일반 지도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maps.me를 추천하지는 않겠다. (데이터,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다운받아둘 것을 추천!)

→MAPS.ME 다운로드하기

5. 그 외에도...

- 타투 시술을 받고 나서 한 달 정도 뒤에 리터치를 받는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때 사실은 반 충동적으로 타투를 할까하는 마음을 80% 정도 먹었다. 지금에 와서야 충동적으로 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때는 정말 확신이 있었다. 이런 확신→포기 과정이 주기적으로 찾아오기는 하지만 말이다. 결정적으로 이번에 한국에서 타투를 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게된 계기는 타투를 받고 나면 한 달 정도 뒤에 리터치를 받아야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타투이스트 사이에서도 실력이 있는 타투이스트라면 리터치가 필요하지 않다 vs. 아니다 실력과는 관계없고 시술을 받은 사람의 관리 방식에 따라 리터치는 타투에 필요한 과정이다로 의견이 갈리는 듯 하다. 어쨌든 겨우 한 달 지내다 가는데 한 달 뒤에 리터치를 받으러 갈 수 없어서 포기.

- 올림픽 컬링 스톤은 스코틀랜드 섬에서 나오는 돌로만 만들고, 가격이 무지 비싸다.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최고로 화제가 됐던 종목은 아무래도 컬링이 아닐까 싶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잘 알지도 못했던 종목인데 이렇게 가족, 친구들과 둘러 앉아서 열내면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졸이며 재밌게 봤을 것 같다. 또 왠지 누구라도 배우면 취미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됐다. 볼링장처럼 충분히 대중화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 컬링 스톤의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물론 모든 컬링 스톤을 스코틀랜드의 '특별한 돌'로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한다. 올림픽처럼 규모가 큰 대회에 사용하는 스톤은 스코틀랜드의 섬 에일서 크레이그 Ailsa Craig에서 채취한 화강암인 블루혼을 이용해서 만드는데, 개 당 가격이 150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 팀에 필요한 세트가 8개니 스톤에만 약 천만 원이 드는셈이다. 다행히도(!) 일반인들이 취미로 사용하는 스톤은 5~6만원 정도 가격대에도 구매할 수 있다고 하니, 올림픽 이 후에도 컬링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지 않고 대중화까지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 귤 박스 단위가 작아진 것 같다.

이건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라기보다는 단순한 감상이나 느낌에 지나지 않지만, 요즘 시중에서 판매하는 귤 박스 단위가 예전에 비해 많이 작아진 것 같다. 물론 내가 여기서 말하는 예전은 거의 10년 이상 전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어렸을 때 부모님과 귤을 사러가면 최소 단위가 거의 10kg 정도였던 것 같은데,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보니 2kg, 3kg, 5kg 등 작은 단위 박스가 더 자주 보이는 것 같았다. 2월이면 사실 이미 귤은 거의 들어가는 시기라 그랬을 수도 있고, 그것이 아니라면 최근에 1인 가구, 2인 가구 등 식구 수가 적은 가구가 많아져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어렸을 때 아빠가 두 손으로 번쩍 들던 커다란 귤 박스가 아니라, 내 한 손에 가볍게 들리는 작은 귤 박스가 왠지 생경하게 느껴져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