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 에클레어편

본업은 출판사 영업직원, 부업은 인기 있는 디저트 리뷰 블로그 아마블로의 운영자! 하지만 마음속 언제나 1순위는 오로지 디저트뿐인 상변태 디저트 덕후 아메타니 칸타로. 원래는 프로그래머라는 안정적인 직업이 있었지만, 외근이 없어 주말에만 디저트를 먹으러 다닐 수 있다는 제약에 한계를 느끼고 영업직원이 되었다. 지금은 영업을 핑계로 외근하러 다니면서 도쿄 곳곳에 디저트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영업도 잘 한다는 게 함정) 지난 에피소드에서는 부장의 부탁으로 주말에 부장의 아들 나오키를 봐 주면서 그 동네에 있는 오하기 맛집을 찾아 갔던 칸타로. 오늘은 평범하게 외근을 마치고 남은 시간에 여유롭게 프랑스 디저트, 에클레어를 즐기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손님의 방문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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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회사에서 따라붙는 끈끈이 없이 무사히 외근을 마치고, 오래간만에 여유롭게 디저트를 탐닉하러 온 칸타로. 특별히 시작부터 주인공 가게 뤼 드 파시 등장! (Rue를 불어 발음 그대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넷플릭스 한글 자막대로 옮김)

상호: 뤼 드 파시 Rue de Passy

주소: 3-17-6 Takaban, Meguro, Tokyo

영업시간: 10am-7:30pm (수요일 휴무)

프랑스 제과점 뤼 드 파시의 깔끔한 흰색 내부에는 파리 거리 흑백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다. 그 사진 중 하나가 뤼 드 파시의 이름을 따 온 프랑스 파리의 파시 가의 표지판이다. 파리 16구에 있는 Rue de Passy는 예전부터 프랑스에서도 부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 중 하나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트로카데로 광장 ―에펠탑이 정면으로 보이는 바로 그 광장―근처에 있다. (자세한 위치는 아래 지도 참고)

위 사진에 보이는 사람이 도쿄 뤼 드 파시의 오너 셰프 나가시마 마사키 셰프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나가시마 마사키 셰프는 뤼 드 파시 오픈을 준비할 때 현재 가게가 위치한 지역이 파시 거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파리에서 파시 거리 근처가 고급 주택가인 것처럼 도쿄에서 이 지역이 상점 뒤로 고급 주택이 많이 모여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지역이라면 프랑스 제과점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해 오픈하게 되었다고.

오늘의 주인공 쇼콜라 에클레어와 캐러멜 에클레어. 에클레어가 뤼 드 파시의 간판 상품이라고 한다. 

기쁜 마음으로 에클레어를 영접하려던 찰나, 걸려온 전화를 보고 표정이 굳어버리는 칸타로. 누구의 전화길래 이렇게까지 벌벌 떠는 걸까?

미스터리한 전화의 주인공은 하얀 가운을 입고 무서운 치과 진료 기계를 지잉지잉 거리면서 칸타로에게 "단 걸 먹진 않았겠지 칸타로짱?"하며 칸타로의 정곡을 찌르는데! 칸타로가 단 걸 안 먹으면 이 드라마가 진행이 안 돼요...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온 칸타로. 에클레어는 결국 입에 대 보지도 못하고 포장해서 오게 되었다. 디저트를 먹어줘야 할 시간에 급하게 집으로 오는 바람에 당이 떨어져 버린 칸타로. 달콤함이 부족해! 하면서 휘청거리는 이 모습, 오후 3~4시 쯤이면 우리 모두 느끼는 기분이 아닌가?

칸타로가 야심 차게 주머니에서 꺼내 든 바로 이것! 칸타로의 비상용 디저트, 아메야 에이타로의 스위트 립이다. 립글로스처럼 보이지만 사실 안에 든 것은 설탕과 물엿으로 만든 막대 사탕을 액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아메야 에이타로는 이런 화장품 모양 디저트, 보석 모양 디저트 등 실험적인 작업을 많이 하는 가게인 듯하다.

상호: 아메야 에이타로 Ameya Eitaro

주소: 3-14-1 Shinjuku, Tokyo (도쿄 이세탄 백화점 신주쿠점 지하 1층)

영업시간: 10:30am-8pm

10초 충전으로 두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너무나 고마운 휴대용 디저트, 아메야 에이타로의 스위트 립!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자체가 도쿄에 실제로 있는 가게들을 소개하는 형식이기는 하지만, 요거 유독 이상하게 대놓고 PPL 느낌이 가득하다.

칸타로의 집에 찾아온 이 아름다운 여인이 바로 칸타로를 사시나무처럼 떨게 했던 공포의 대상, 칸타로의 어머니다. 그녀의 직업은 앞의 캡처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이 치과의사. 어려서부터 칸타로가 단것을 먹지 못 하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금지해왔던 어머니다.

상냥하고 다정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칸타로가 자리를 잠시 비우자마자 무섭게 돌변해서 집을 수색하는 어머니. 어머니가 찾는 것은 당연히 칸타로가 숨겨놓은 단 것들! 갑자기 장르가 호러로 바뀐 듯한 연출과 연기였다. 실제로 보면 엄청 심장 쫄린다. 왜냐? 우리는 칸타로가 에클레어를 포장해와서 어딘가 숨겨놨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무서운 얼굴로 단 걸 증오한다고 말하는 칸타로의 어머니. 어쩜 이렇게 아들하고 정반대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어떤 면에서는 단 것을 이렇게까지 혐오해서 온 집안을 뒤집어놓은 어머니나, 디저트 한 번 맛있게 먹겠다고 불볕더위에 히트텍까지 입고 나가는 상변태 칸타로나 지향점이 다를 뿐이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엄마를 빨리 재워야 포장해 온 에클레어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칸타로의 엄마 빨리 재우기 작전이 시작되었다. 1단계는 바로 잠드는 데 도움이 되는 허브차 대접하기.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어머니, 카모마일차 맛있다고 행복해하시는데, 다 아드님의 작전이랍니다. 그나저나 어머니 단 걸 안 드셔서 그런가 너무 젊어 보이심.

2단계 작전! 라벤더 향초 켜기. 라벤더 역시 카모마일과 마찬가지로 심신을 안정시켜서 금방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3단계 작전! 자연의 물소리 틀기. 소리는 캡처할 수 없지만 지금 물소리 듣고 어머니 잠들어버리심.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짹짹 새 소리 콜라보까지 해주니 잠이 솔솔 오시는가 봅니다. 아드님은 변태처럼 디저트 먹으려고 좋아하고 있는 줄 도 모르고. 그나저나 에클레어는 어디에 숨겨놨길래 어머니가 못 찾은 걸까?

엄마가 잠든 걸 확인하자마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테이블에 버튼을 누르는 칸타로. 그러자 테이블이 지이잉하면서 열리기 시작한다! 저 의심스러운 냉기와 함께. 그렇다. 칸타로의 어머니가 온 집 안을 이 잡듯 뒤집어도 못 찾아냈던 단 것들은 바로 지금까지 바로 코앞에 있었다.

설마 아직도 칸타로의 디저트 덕후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혹시나 0.000001%라도 의심하신 분들. 이것 좀 보세요. 칸타로의 디저트 보물 상자♡ 테이블에 이런 장치를 해 뒀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정말. 어쨌든 테이블에 숨겨져 있던 에클레어의 아름다운 자태.

좋은 건 크게 봐야지요. 쇼콜라 에클레어와 캐러멜 에클레어.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에클레어를 저렇게 반으로 갈라서 속을 채워놓은 스타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먹을 때 영 지저분해져서. 정석대로 슈 안을 크림으로 채워 넣은 게 더 좋다.

알고 보니 에클레어는 칸타로에게 나름의 의미가 있는 디저트였다. 어렸을 때 친구 집에서 받아 온 에클레어를 엄마에게 들킬까 봐 옷장 안에 숨어서 먹은 적이 있었던 칸타로. 이때 엄마에게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먹었던 에클레어가 더 달다는 것을 깨닫고 "금지된 단것"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때부터였나요...? 칸타로가 상변태 디저트 덕후가 된 것이... 배트맨 비긴즈에 버금가는 칸타로 비긴즈일세.

뤼 드 파시의 캐러멜 에클레어에 들어가는 직접 만든 캐러멜 소스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을 소량 넣어 오히려 깊은 단맛을 끌어낸다. 빙수 편에 나왔던 고오리야 피스 소금 캐러멜 빙수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될 듯. 일본에서는 수박 먹을 때 소금 찍어 먹는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음료수도 소금 수박 맛 이런 게 있을 정도라고.

쇼콜라 에클레어에 들어가는 초콜릿 크림은 다진 초콜릿을 생크림에 녹여 버터를 더해 가나슈를 만든 다음 커스터드 크림과 섞어 진하고 중후한 맛이 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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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 것을 금지하는 엄마에게 보란 듯이 (물론 엄마는 자느라 보지 못했지만) 엄마 앞에서 에클레어를 먹어치운 칸타로. 이번 에피소드로 칸타로과 왜 이렇게 단 것에 집착까지 하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 그 히스토리를 알 수 있었다. 칸타로만큼은 아니어도 어렸을 때 부모님이 못 하게 했던 것, 금지했던 것들을 몰래 하면서 느꼈던 그 불안하지만 짜릿한 감정. 어른이 되어서 내 마음대로 할 때의 그 자유와 기쁨. 그런 것들은 우리 모두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칸타로의 입장이 이해도 된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근데 유독 변태 같아서 좀 보기 불편했음) 어찌 보면 엄마라는 큰 산을 넘은 에피소드였는데, 다음 화부터는 어떤 끈끈이가 달라붙어도 타격이 없을는지. 다음편 디저트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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