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영어책 읽으며 '영어로' 대화 유도하기

바이링구얼 교육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을 처음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 연구 결과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아래와 같은 질문들에 답을 찾아왔습니다.

한국에서 아이를 바이링구얼(=이중언어 구사자)로 키우는 것이 가능한가? → YES!
바이링구얼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 가능하면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바이링구얼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꼽자면? → 영어 독서 (나이가 어린 경우 양육자가 읽어주기)
영어책 읽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 대화형 책 읽기!

 

오늘은 마지막 답, 대화형 책 읽기의 실전편으로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며, '영어로' 대화를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알아보려고 합니다. 평소에 영어로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양육자라면, 책 읽을 때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표현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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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양육자 (이 연구의 경우 아이의 엄마)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하는 말이나 질문을 몇 가지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책을 읽어주는 양육자는 (1)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2) 아이의 질문에 답을 하기도 하고 (3) 자기 생각이나 책 속의 상황을 표현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양육자 간에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겠지요. 연구에서 분류한 질문이나 발언의 타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칭 Labeling

지칭은 책 속 캐릭터의 이름, 물건, 색깔, 혹은 동물 등의 이름을 물어보거나 알려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칭 질문 예시	(위에서부터 아래로 난이도 순서에 따라, 쉬움→어려움) What is this/that? (손가락으로 대상을 가리키며) Do you know what this/that is? What is this/that called? Do you know what this/that is called? What do you see in this picture? (답변으로 추가로 유도하기 위해 What else?를 추가할 수 있음)
지칭하기 예시	This/That is ... (ex-That is Andrew) This/That is called ... (ex-This is called a pencil) It is ... (ex-It's blue!)

 

2. 묘사 Description

묘사는 글에 주어진 것 이상의 줄거리 정보에 관해 설명해주거나 질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 글에서 왜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보다는, 어떤 일이 이미 일어났는지 혹은 일어나고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묘사입니다. Why보다는 What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아이의 나이가 어리거나, 영어 이해력과 표현력이 부족할 때는 Why보다는 What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묘사 질문 예시	(그림에 대한 질문 시 손가락으로 그림을 가리켜 집중을 유도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What is s/he doing? What do you think s/he is doing? What's going on (here)? What do you think is going on (here)? Can you tell me what s/he is doing? Can you tell me what's going on (here)?
묘사하기 예시	He's getting red in the face. She is eating breakfast. Andrew is playing with his toys.

 

3. 평가 Evaluation

평가는 책에 관해 판단하거나 아이의 판단에 관해 물어보는 것, 혹은 개인적 선호에 대해 말하고 물어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가 질문 예시	What do/did you think about the story/the book? How did you like the story/the book?
평가하기 예시	This is a really good/fun/interesting/sad story. (책을 표현하는 어떤 형용사든 넣을 수 있음)

 

4. 추론 Inference

추론은 이야기 속 캐릭터의 마음 상태나 인과 관계,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추측 등을 아이에게 묻거나 양육자의 의견을 아이에게 말하는 것을 뜻합니다. 2번의 묘사가 What에 집중한다면, 추론은 What은 물론이고 Why도 함께 아우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묘사가 현재에 초점을 맞춘다면, 추론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일어날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추론 질문 예시	What is s/he going to do after this/that? What do you think s/he is going to do/say?
추론하기 예시	S/he is a bit sad/upset/angry/happy. (감정을 나타내는 어떤 형용사든 넣을 수 있음) S/he seems sad/upset/angry/happy.  I think s/he's going to ... (ex-I think she is going to tell her mom)

 

5. 일반 지식 General Knowledge

일반 지식은 숫자 세기와 같은 실생활에 관한 정보를 아이에게 묻거나, 양육자가 직접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 지식 질문 예시	How many ... are there? (ex- How many windows are there?) How many ... do you see (here)?  Can you count the ... (for me/with me)? (ex-Can you count the pets in this picture with me?)
일반지식 발언 예시	A guinea pig is a little fluffy animal. One, two, three, ... (counting) I see five cups here!

 

6. 확인/정정 Confirmation/Correction

확인은 아이가 한 말을 반복하며 그래, 맞아, 좋았어 등을 더하는 형태로 아이의 발언이 정확함을 혹은 맞았음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정은 반대로 아이가 한 말을 고쳐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나이가 어리거나, 영어로 이제 막 표현하기 시작했다면 아이가 한 말이 틀리더라도 즉각 정정하는 것보다는 확장*을 통해서 아이의 표현력을 길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자체를 칭찬해주는 것이지요. 

 

*언어의 확장: 확장은 아이가 말한 것을 반복하며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빠진 단어를 추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아이가 말한 것을 과도하게 바꾸지 않고, 문장을 단순히 고치는 정도로 한다.

 

확인 발언 예시	That's right. That's ... (ex-That's right. That IS a dog. "is"에 강세를 넣어 아이의 발언을 확인해주는 뉘앙스를 넣을 수 있습니다) That's correct. Exactly/Precisely Yes, good/great.
정정 발언 예시	No, this/that is ... (ex-No, that is the teacher) Good thinking! But this/that is ...

 

7. 개인적 경험 Personal experience

개인적 경험은 아이의 경험과 글의 내용을 연관 지어 아이에게 질문하거나, 아이의 경험과 책 내용의 관계를 기반으로 발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인들도 외국어를 배울 때 자신에게 관련된 것,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내용은 더 쉽게 배우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단어를 보더라도 아이가 알고 있고 경험해본 것과 연관 지어주면 더 쉽게 배우고 기억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 경험 질문 예시	Who do you know called Andrew? Do you know anyone who has a pet? Do you remember ... ?
개인적 경험 발언 예시	That looks like Grandma's cat, doesn't it? You saw them the other day in the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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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영어로 대화를 유도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의 표현력과 이해력에 따라 한동안은 양육자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를 해야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모국어를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표현하기 전까지 귀로 듣고 정보를 축적하는 등 이해는 하지만 표현은 하지 않는 시기를 거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가 표현하기 전까지는 책을 읽어주는 양육자가 질문도 하고, 자신이 던진 질문에 대답도 하면서 아이에게 이런 식으로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기가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아이가 부모의 리드에 잘 따라오지 못한다고, 영어로 말을 하지 못한다고 답답해하지 마세요.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쉽게 아이의 참여와 대화를 유도하는 마법의 문장을 선택하라면 저는 주저 없이 "What's this/that?"을 꼽겠습니다. 물론 아이에게 이 질문을 할 때는 대상을 손가락을 가리키면서 해야겠죠? 그리고 아이의 레벨에 따라 대답을 기다렸다, 직접 양육자분이 "This/That is..."하고 답변하는 것만 책 읽을 때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반복해도 아이는 영어로 수많은 명사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영어로 입이 트여 여러 가지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면 점점 양육자의 역할은 리액션봇, 칭찬봇 정도로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How can we say this/that in English? 혹은 Can you tell me more about ....? 같은 표현들로 아이를 독려해주세요. 너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롭고 나는 더 듣고 싶다는 것을 표정으로 보여주면서 Wow, really? Very interesting. Go on. 이라고 말해주세요. 아이가 더 신나서 알고 있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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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Reese, E., Cox, A., Harte, D., & McAnally, H. (2003). Diversity in Adults’ Styles of Reading Books to Children. In A. van Kleeck, S. A. Stahl, & E. B. Bauer (Eds.), On reading books to children (pp. 15-34) Mahwah, NJ: Lawrence Erlbaum Associate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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