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쁜 엄마, 나쁜 아빠"에게 필요한 데이터

- Parent(s)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존중하기 위해 부모라는 단어 대신 "양육자"로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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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에는 신생아의 8.6 퍼센트가 만 30세 이상의 엄마에게서 태어났다. 2015년에 이 수치는 31%가 되었다. 이는 단순히 흥미로운 인구학적 사실 그 이상이다. 이것은 우리 중 많은 수가 부모 세대보다 훨씬 늦게 아이를 가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날 때쯤 우리는 이미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했으며, 친구 관계나 취미를 개발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활동을 통해서 우리는 일을 열심히 하면,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하프 마라톤에서 개인 기록을 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기들에게는 근면 성실한 직업의식이 통하지 않는다. 우는 아이를 예로 들어보자.
내 딸 페넬로페가 아기였을 때 오후 5시에서 8시만 되면 달랠 수 없을 정도로 울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아이를 안고 울면서 (여기서 우는 것은 나다. 물론 페넬로페는 나보다 먼저 울고 있다) 복도를 왔다 갔다 했다. 한 번은 호텔에서도 아이가 목청이 터져라 울어 이렇게 한 적이 있다. 그날 호텔에 아무도 없었기를 바란다. 더 흔들기, 덜 흔들기, 그네 타듯이 흔들기, 젖 먹이면서 흔들기 (매우 힘듦)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아무것도 소용없었다. 결국에는 아이가 지쳐 그만두게 된다.

난 이게 정상인지 궁금했다. 나는 데이터를 다루는 경제학자다. 임신 중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에 관한 책도 썼다. 이런 나에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다시 데이터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이의 울음과 관련해서 데이터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단순히 아이들이 배앓이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연구자들은 배앓이의 정확한 정의 (일주일에 삼일 이상 3주 이상의 기간 동안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울음)과 얼마나 많은 아이가 이 정의에 해당하는지 (약 2%)에 대해 알고 있다. 이 정보를 통해 우리는 대부분 아이는 연구자들이 정의한 것보다 적게 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거의 20%에 달하는 양육자들은 자신의 아기가 “많이 운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데이터는 또한 아이의 울음은 나아질 것이라고 알려주었고, 예상대로 페넬로페는 나아졌다.

하지만 나는 임신 때 보다 육아 시에 더욱 일반적인 정보의 유용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육아는 대부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결정들로 가득 차 있다. 당신은 아이를 양육하면서 내리는 결정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또 어떤 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으며 또 알아야만 한다. 하지만 종국에는 당신에게 어떤 것이 잘 맞는지, 가족의 선호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만 한다.

모유 수유

모유수유 / Pixabay

모유 수유를 예로 들어보자. 임신 중 나는 모유 수유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주로 친구들과 브런치를 먹는 내 모습이었다. 아기가 배고파하면 색깔을 맞춘 모유 수유 커버를 꺼내 입고, 내가 마스카포네 프렌치토스트를 맛있게 먹는 동안 아기는 완벽하게 젖을 물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내가 상상한 것과 전혀 달랐다. 많은 여성이 그렇듯이, 나 역시 모유 수유가 어려웠다. 남동생의 결혼식 날 온도 37도에 육박하는 옷장 속에서 소리 지르는 딸에게 수유를 시도했던 기억이 특별히 강렬하게 남아있다.

이런 고군분투는 모유 수유의 장점을 간증하는 사회, 가족, 그리고 의학계로 인해 더욱 힘들어진다. 의학적 자료와 비공식적인 육아 자료에서 골라 모은 모유 수유의 장점을 몇 가지 나열하자면 이렇다. 설사를 덜 하고 천식이 없으며, 귓병도 적고, 비만이나 당뇨의 확률이 낮은 똑똑한 아기, 그리고 친구들과 더 나은 관계를 유지하는 더 날씬하고 행복한 엄마.

 

친구들과 더 나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오해하지는 마시라. 엄마가 된다는 것은 외롭고 고립되는 일이므로 다른 엄마들과 만나는 것은 아주 좋은 생각이다. 이것이 바로 유모차 요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하지만 내가 옷장 안에서 우는 아이에게 수유하려고 노력한 것이 친구 관계를 어떻게 강화해주었다는 건지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유모차 Stroller+요가 Yoga=Stroga, 벽 대신 잠금 장치를 한 유모차를 이용하여 하는 요가)

물론 위에서 얘기한 모유 수유의 장점은 대부분 어떤 증거에 기반한다. 단지 그 증거가 항상 좋은 증거가 아닐 뿐이다. 좋은 증거라 하더라도, 모유 수유의 장점은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적다. 경제학자라는 내 직업은 이럴 때 도움이 된다.

모유 수유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일반적으로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편향되어있다. 미국이나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여성일수록 모유 수유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다수의 요인이 겹쳐진 결과인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여성에게 주어진 전반적인 지원의 결핍**이다.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적으로 부유할수록 주변에서 더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으므로 모유 수유를 할 가능성 역시 커진다는 의미)

양육자의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적 자원이 있다는 것은 당연히 모유 수유와 관계없이 아이에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것으로 한 여성 개인이 자신의 아이에게 모유를 수유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아닌지 그 인과 관계를 증명하기는 어렵다.
모유 수유와 관련된 가장 좋은 증거는 Probit 연구 (Promotion of Breast-Feeding Intervention)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연구는 1990년대 벨라루스에서 모유 수유에 대해 지도를 받은 엄마들과 그렇지 않은 엄마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무작위 시험을 한 것이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모유 수유의 장점 중 가장 잘 입증된 것은 어릴 때 (설사나 구토를 동반한) 위장염, 발진과 습진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점이다. 수치를 더하자면, 이 연구를 통해 모유 수유를 하도록 권장 받은 엄마들의 아기 중 9%가 적어도 한 번의 설사 증상을 겪었지만, 모유 수유를 하도록 권장받지 않은 엄마들의 아이는 13%가 적어도 한 번의 설사 증상을 겪었다. 발진과 습진에 대한 통계는 각각 3%와 6%였다. 

그러나 귓병, 크루우프, 천명을 포함한 호흡기 감염에 대해서는 모유 수유의 효과를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계속해서 모유 수유가 감기와 귓병에 걸릴 확률을 낮춰준다는 “증거에 기반한” 주장을 보게 되는 걸까? 주된 이유는 모유 수유가 이런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관찰 연구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16년 발표된 한 관찰 연구는 7만여 명의 덴마크 엄마들과 아이를 대상으로 6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것이 귓병의 위험을 7%에서 5%로 줄여주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굉장히 세심하게 진행되었고, 연구를 발표한 저자들은 훌륭한 데이터를 통해 연구에 참여한 엄마와 아이들이 가진 차이점을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관찰 연구는 인과 관계를 수립하기 힘들어서 무작위 시험보다 설득력이 떨어진다. Probit 시험이 있는데 우리가 굳이 이 증거에 비중을 두어야 할까?

한 편으로는 무작위로 수집한 증거가 명백히 낫다. 반면에, Probit 실험은 하나의 연구일 뿐이다. 모유 수유로부터 얻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이점이 있다면, 무작위 시험에서는 그것이 중요한 효과로 나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그러한 이점에 대해 알고 싶을 것이다. 증거의 경중을 생각해볼 때, 나라면 모유 수유와 귓병 발생 확률의 미미한 감소의 관계를 “그럴 수도 있다” 카테고리에 분류하겠다. 하지만 감기나 기침에 대해서는 설득력 있는 결과가 없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이 더 날씬하고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란다는 장기적 이점은 어떤가? 한 여성은 나에게 자기 주치의가 모유 수유를 그만두면 아이의 아이큐가 세 자리가 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마법 같은 모유의 세상에서 현실로 돌아와 보자. 아무리 모유 수유에 관한 가장 긍정적인 관점으로 생각해봐도, 모유가 아이큐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모유 수유를 통해 아이의 아이큐가 20점씩 올라가지는 않는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만약에 그랬다면, 데이터상에서,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명백하게 드러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질문은 모유 수유가 아이의 지능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가이다. 만약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단순히 비교하는 연구들을 믿는다면, 모유가 아이의 지능에 약간의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는 실제로 더 높은 아이큐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모유 수유가 높은 아이큐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스칸디나비아의 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모유 수유를 오래 한 아이들이 평균적으로 8점 정도 더 높은 인지 점수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아이들의 엄마는 경제적으로 더 풍족했으며, 교육 수준이 더 높고, 아이큐 역시 더 높았다. 이런 변수 몇 가지를 조절하자, 모유 수유의 효과는 이보다 훨씬 작게 나왔다.

사실 가장 설득력 있는 연구는 한 형제 안에서 모유 수유를 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에서는 아이큐 점수의 유의미한 차이를 찾지 못했다. 비만을 주제로 비슷한 부류의 형제간 연구를 진행하였지만, 역시나 모유 수유의 영향은 찾지 못했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엄마들에게 좋은 소식은 모유 수유의 장기적 이점에 대한 설득력 있는 증거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Probit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들은 시험에 참여한 아이들이 6.5세가 될 때까지 추적했다. 그 결과 알레르기나 천식, 충치, 키, 혈압, 몸무게, 혹은 과체중이나 비만의 지표가 될만한 그 어떤 것에서도 특별한 변화를 찾지 못했다.

당신이 만약 모유 수유를 할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결정하려는 엄마라면, 고려해야 할 다른 데이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엄마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모유 수유가 엄마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알려졌지만, 그중 상당수는 거짓이다. 모유 수유는 추가적 체중 감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공짜 피임의 효과도 없다. 그리고 모유 수유와 더 나은 친구 관계를 이어주는 증거도 없다.

그러나 모유 수유와 암, 특히 유방암을 연결 짓는 진짜 증거는 있다. 매우 폭넓은 연구를 통해 우리는 모유 수유가 유방암 예방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12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20%에서 30% 가량 줄여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모유 수유와 유방암 발병 확률 감소의 인과 관계 역시 뒷받침해 준다. 연구진들은 모유 수유를 함으로써 유방 세포의 양상을 변화시켜, 발암 물질에 덜 취약하게끔 만든다고 제시한다.

우리는 모유 수유가 아이에게 좋은 점에만 집중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장기적 영향은 엄마의 건강에 미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수면 훈련

수면 훈련 / Pexels

모유 수유보다 증거를 이해하기 훨씬 쉬운 육아 이슈도 있다. 한 예가 수면 훈련이다.

수면 훈련은 – 소위 아이가 “울게 내버려 두는”이 방법은 – 초저녁에 아이가 스스로 잠들도록 자기 침대에 혼자 눕혀 두는, 그리고 아이가 밤중에 깼을 때 스스로 다시 잠들도록 두는 방법을 일컫는다. “울게 내버려 두는”방법이라는 표현에서 우리는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아이가 울게 될 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이런 수면 훈련을 추천하고, 또 많은 양육자가 수면 훈련을 진행한다.

그러나 인터넷을 살펴보면, 수면 훈련이 장기적으로 아이에게 미치는 광범위한 손상을 자세히 설명한 기사들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기사들의 핵심 내용은, “울게 내버려 두는” 방법을 반대하는 이들은 아이가 버려진 느낌을 받을 것이고 이로 인해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궁극적으로는 그 누구와도 애착을 형성하기 힘들어질 것이라 우려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놀랍게도 1980년대 루마니아로부터 기인한다. 당시 루마니아에는 수천 명의 아이들이 보육원에서 몇 달, 몇 년이고 어떠한 인간의 접촉 없이 살았다. 방문자들이 이런 곳에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으스스한 적막감이었다. 아기들은 울어봐야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울지 않았다. “울게 내버려 두는” 방식도 이와 같은 결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반대파의 주된 논거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수면 훈련 방법은 아이를 몇 달씩 아무런 접촉 없이 내버려 두지 않는다. 아이를 루마니아의 보육원에서처럼 다른 방식의 신체적, 감정적 학대에 노출하라고 추천하지도 않는다.

수면 훈련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는 수면 훈련의 방식 있는 그대로를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많은 사람이 이미 그러한 연구를 했고, 많은 경우 연구자들은 무작위 시험을 채택했다.

수면의 어려움을 겪는 7개월 된 아기를 둔 엄마 328명을 대상으로 한 호주의 연구를 보자. 이중 약 절반은 수면 훈련 요법을 하도록 배정되었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연구진은 수면 훈련의 상당한 이점을 발견했다. 수면 훈련의 도입으로 인해 아이의 수면은 개선되었고, 부모의 우울감은 낮아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구진은 이로부터 일 년 뒤, 그리고 아이들이 6세가 된 오 년 뒤 아이들을 다시 평가했다. 기존 실험에 참여한 가족 중 일부가 포함된 두 번째 후속 조사의 결과, 연구진들은 어떠한 차이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정서적 안정, 행동, 스트레스, 양육자-자녀 간 친밀도, 갈등 혹은 양육자-자녀 간 애착에서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한마디로, 수면 훈련을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똑같았다.
이런 결과는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 수면 훈련 도입에 관한 재검토 연구에서 역시, 아이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발견하지 못했다. 덧붙여 여러 연구에서 어머니의 우울감이나 가족 기능의 뚜렷한 향상을 보였습니다. 잠은 기분에 영향을 미치고, 잠을 적게 자는 양육자는 기분이 좋을 수 없습니다. 이런 증거들은 “울게 내버려 두는”수면 훈련에 힘을 실어준다.

그런데도 수면 훈련에 반대하는 논문도 있다. 이중 자주 언급되는 한 소규모 연구에 따르면 수면 교육을 시작하고 며칠 안에 엄마들은 스트레스가 줄었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들은 이를 엄마와 아이 사이 정서적 교감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지만, 이는 과장이다. 이 결과를 울게 내버려 두는 수면 훈련은 아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부모들을 편하게 해 준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근본적으로, 수면 훈련에 반대하는 주장은 이론적이다. 결과가 데이터를 통해 나오지는 않지만 몇몇 아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혹은 악영향이 아기들이 어른이 되어서야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하는 식이다.

나는 더 많은 데이터가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데이터가 많이 있으면 당연히 더 좋을 수밖에! 그러나,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수면 훈련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다. 반대로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아마도 수면 훈련은 몇몇 아이들에게는 아주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아이들은 방해받지 않고 잠을 자야만 한다. 그리고 수면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라고.

이게 당신이 꼭 수면 훈련을 해야 한다는 뜻일까? 물론 아니다. 모든 가족은 다르고, 누구는 아이가 울게 내버려 두는 것을 원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면 훈련을 하고 싶다고 해서, 창피해하거나 이런 결정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필요도 없다.

일하는 엄마

일하는 엄마 / Pexels

마지막으로 데이터가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가족의 선호가 우선시 되어야 할 육아 이슈도 있다. 한 예가 아이를 낳고 나서 계속 일을 하지 말지에 관한 것이다.

이는 아주 힘든 결정이다. 이 문제가 마치 당신의 육아 스타일 전체를 정해버리는 듯도 하다. 당신은 어떤 엄마인가? “집에 있는 엄마”인가? 아니면 내 친구의 아이가 어느 날 자신의 엄마에 대해 말한 것처럼, “회사에 있는 엄마”인가? 이런 표현들은 결코 도움이 안 된다. 특히나 양육자의 결정을 이렇게 성 역할을 고착시키고 이성애를 규범으로 단정하는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더욱더 그렇다. 만약 아빠가 집에 있다면? 아니 엄마가 두 명이라면? 양육자가 한 명뿐이라면?

 “당신의 가정에 최적인 어른의 근무 시간 형태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이다. 귀에 쏙 들어오는 표현은 아니지만, 더 도움이 된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증거를 찾아보려고 노력한다면 아마 실망할 것이다. 물론 이에 관한 연구는 있지만, 결과로부터 도출해낼 만한 내용이 별로 없다. 한 가족의 여러 상황을 직장에 관한 결정과 분리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2008년에 발표된 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두 양육자가 모두 풀타임으로 일하는 가정이나, 한 명이 전혀 일을 하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 두 양육자 중 한 명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다른 한 명은 풀타임으로 일하는 가정의 아이가 학교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단순히 엄마가 일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정 간 수많은 차이점으로 인해 나온 결과일 것이다. 양육자 중 한 명이 집에서 아이의 양육을 담당하는 것이 아이에게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할 만한 설득력 있는 증거는 없다.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 몇 달간 집에서 보낸 시간이 이롭다는 것에 관한 믿을 만한 증거는 있지만, 이는 출산 후 휴가 연장에 대한 근거이지, 완전히 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한 근거는 아니다)

결국에는 당신 가족의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결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당연히 예산과 당신의 선호가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서 일한다. 물론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내가 아이들과 집에 있다면 아마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보다 내 직업을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언제고 아이들을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의 “한계효용”은 빠르게 감소한다. (“한계효용”이란 표현은 경제학 입문을 기억하는 분들에게 익숙할 것이다. 이 주제에 대한 유익한 데이터는 아마 없겠지만, 경제 이론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과 보내는 처음 한 시간은 아주 좋다. 하지만 그것이 네 시간이 된다면, 나는 아마도 내가 하는 연구로 돌아가고 싶어 질 것이다. 내 일에 대한 한계 효용은 이렇게 격감하지 않는다. 최고치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만큼 높지는 않지만, 시간당 만족도는 훨씬 천천히 감소한다.

우리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좋아서 아이들과 집에 있는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아이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이 뭘까에 집중하기 위해서, 한 걸음 물러서서 당신에게 맞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외의 모든 것

모유 수유, 수면 훈련, 일에 관한 결정은 아이의 인생 첫 해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 중 세 가지일 뿐이다. 앞으로 아기와 한 침대에서 같이 잘 것인지, TV는 얼마나 보게 할 것인지 등 더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은 여러분의 아이가 심하게 울고 불며 짜증을 낼 수도 있다.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퇴마의식이라도 치러야 할까? 배변 훈련은 어떤가? 어쩌면 여러분의 아이가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겪는다는 (5명 중 한 명) 화장실에서 배변하기를 거부하는 아이일 수도 있다. (이 증상에는“변기 사용 대변 거부증”***이라는 이름도 있다) 여러분이 아이를 낳기 전에는, 누군가 특정한 장소에서 대변하도록 장려하는 방법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제는 그런 방법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지만. (***원문 Stool Toileting Refusal, 한국어 정식 명칭을 찾지 못해 임의로 번역했음) 

당신이 인터넷 포럼에서 만난 누군가는 당신에게 자고로 육아란 이래야 한다고 말하기 좋아하겠지만, 그 사람은 당신과 함께 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의 가족에게 무엇이 맞을지 알 수는 없다.

나 역시 조언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많은 경우 데이터가 유용하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데이터로는 부족하고 여전히 조언을 원하신다면, 아이의 담당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나에게 한 말을 알려드리고 싶다. 때는 아이가 두 살이 되어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였다. 나는 언제나처럼 걱정거리 잔뜩 안고 갔다. 

 “저희가 이번에 휴가를 떠나는데, 가는 곳에 벌들이 있어요. 숙소가 외딴곳에 있는데, 페넬로페가 벌에 쏘이면 어떡하죠? 한 번도 벌에 쏘여 본 적이 없거든요. 만약에 벌 알레르기가 있으면 어떡하죠? 어떻게 제시간 안에 병원에 데려갈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뭔가 가져가야 할까요? 미리 알레르기 검사를 해 봐야 할까요? 에피펜****이 필요한가요?” (****알레리기성 쇼크시 사용하는 응급 주사제)

한 마디로, 나는 머릿속에서 굉장히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 대한 디테일한 시나리오를 썼던 것이다. 누군가 ‘맞아요,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라고 말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수만 가지 다른 일들 역시 일어날 수 있다. 육아는 일어날지도 모르는 모든 재앙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의사 선생님은 잠시 멈추었다가 아주 차분하게 말했다.

 “음… 저라면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어요.”

저자/ 에밀리 오스터, 브라운 대학교 경제학 교수이자 “산부인과 의사에게 속지 않는 25가지 방법”의 저자. 해당 에세이는 앞으로 출판될 새로운 저작에서 발췌 후 각색하였음.

 

간단 요약 (더보기 클릭)

1. 육아에 있어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믿기보다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데이터에 더 집중하자.

2. 모유 수유가 아이의 지능, 건강 (감기, 천식에 걸릴 확률, 비만이나 당뇨에 걸릴 확률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

3. 모유 수유의 장점 중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어릴 때 (설사나 구토를 동반한) 위장염, 발진과 습진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점, 그리고 엄마의 유방암 발병 확률을 낮춰준다는 점이다.

3. 모유 수유의 장기적 이점에 관한 설득력 있는 증거는 없으므로,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4. 아이가 스스로 잠들도록 침대에 눕혀두고, 밤 중에 자다 깨서 울더라도 스스로 다시 잠들도록 내버려두는 수면 훈련으로 인행 아이에게 악영향이 간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오히려 수면 훈련을 받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5. 따라서 수면 훈련을 한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고, 수면 훈련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도 무방하다.

6. 양육자 중 한 명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다른 한 명이 풀타임으로 일하는 가정의 아이가 학교 성적이 가장 좋게 나왔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단순히 부모의 근무시간으로 인해 나온 결과로 보기는 힘들다. 

7. 따라서 양육자가 아이가 태어난 뒤 계속 일을 할 것인지 아닌지는 가족의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기사 출처:

https://www.nytimes.com/2019/04/19/opinion/sunday/baby-breastfeeding-sleep-training.html

Opinion | The Data All Guilt-Ridden Parents N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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