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종교, 컬트 관련 다큐멘터리 추천

내가 넷플릭스에서 트루 크라임 다큐멘터리만큼이나 좋아하는 것이, 종교나 컬트 관련 다큐다. 사실 크게 인기가 있는 장르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넷플릭스에 종교 관련 다큐가 올라오면 일단은 리스트에 저장해두고 하나씩 보는 편이다. 나는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기독교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대부분 교회에서 보냈다.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에 나가지 않기 시작했고, 성인이 된 지금은 굳이 따지자면 무신론자에 가깝지만, 이상하게 종교 관련 주제에는 늘 흥미가 간다.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종교에 세뇌(?)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왜 나는 그렇게 믿기지 않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바탕이 되고 조건 없는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신기해서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 추천 글에는 몰몬교, 유대교, 기독교, 이 외에 사이언톨로지를 포함한 세 가지 컬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포함되어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추천지수
★★★★★ 강력 추천
★★★★☆ 추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할 수 있음-잔인함, 선정성, 지루함, 이야기가 산으로 감, 등)
★★★☆☆ 줄거리나 설명을 읽고 나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 크게 추천하지 않음
★☆☆☆☆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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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홀로 걷다 One of Us (한국 넷플릭스 유/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홀로 걷다 One of Us의 한 장면

'홀로 걷다'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커뮤니티를 이루고 살아가는 유대교의 근본주의적 분파, 하시디 유대교인(=하시딤)들의 폐쇄적인 삶의 방식을 조명함과 동시에 이를 벗어나 자립을 꿈꾸는 구 하시디 교인 세 명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18세기 동유럽에서 처음 시작된 하시디교 분파는 홀로코스트로 인해 많은 교인을 잃고 상당수가 브루클린으로 이주, 정착했다고 한다. 이들은 복장도 선조들이 입었던 것처럼 입고, 미국에 살면서도 언어는 주로 동유럽 유대인들이 사용했던 이디시어를 쓴다. 홀로코스트의 아픔을 겪고 생존자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교파이다 보니 자신들을 외부로부터 단절시키는 것이 생존 방식이 되었다. 자신들만의 구급차, 순찰대, 사립학교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커뮤니티에 속해있는 이들이 외부와의 접촉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게 되어있지만, 교파의 권력자들은 아주 손쉽게 그들의 삶의 작은 부분까지도 제어 할 힘을 가진다. 인터넷도, 티비, 영화, 아이들을 위한 책도 다 금지되어있지만, 하시디 커뮤니티가 속세(?)에서 권장하는 것이 한 가지 있으니 바로 "투표권"이다. 뉴욕에서 생활하는 30만 하시딤은 정치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강력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하시디 커뮤니티에서 탈출한 에티는 남편의 가정 폭력을 견디다 못해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고, 이는 곧 남편 친구, 가족들의 보복 행위로 이어졌다. 어떠한 정식 교육도 받지 못하고 18살에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는 당시 19살의 남편과 결혼한 에티는 "생육하고 번창하라"라는 율법에 따라 7명의 자식을 낳았다. 남편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양육권을 빼앗겼고, 지금은 하시디 커뮤니티를 탈출한 구신도들의 자립을 돕는 단체인 풋스텝을 통해 홀로서기 중이다. 하시디 커뮤니티를 떠나는 이는 2%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아리는 하시디 커뮤니티를 떠나면서 하시딤 남자의 상징과도 같은 길게 기른 구레나룻을 짧게 잘랐다. 하시딤을 위한 특수 학교에만 다니며, 문명이나 기술을 접하지 못한 채 자란 아리는 세상에서 홀로서기 위해서 영어를 포함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했다. 배우의 꿈을 안고 하시디 커뮤니티를 벗어난 루저는 차에서 생활하며 LA에서 연기 생활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하시딤의 세계는 커뮤니티를 떠나서는 개인이 살아남을 수 없게끔 설계되어있다고 말한다. 

까만 매직으로 칠해 가려진 여자아이들의 얼굴. 하시딤 아이들이 보는 책은 모두 이렇게 여자 얼굴이 가려져 있다.

 

추천지수: ★★★★☆

 

2. 정화: 사이언톨로지와 신앙의 감옥 Going Clear: Scientology & the Prison of Belief (한국 넷플릭스 유/무)

정화: 사이언톨로지와 신앙의 감옥의 한 장면. 톰 크루즈 사람이 달라 보이는 ;; 인터뷰 장면이다.

1952년 SF 작가 L. 론 허버드가 창시한 종교(라고 해야 될까)이자, 우리에게는 톰 크루즈의 종교로 더 잘 알려진 사이언톨로지교. (종교, 종교 하기도 좀 거북한게 내가 살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사이언톨로지를 공식적으로 사이비로 분류하고 있다) 톰 크루즈 외에도 많은 유명 배우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자타공인 사이언톨로지 교인이라, 이들은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 뭘 믿는 종교인지 항상 궁금했다면 약 2시간을 들여 시청해도 아깝지 않을 다큐멘터리다. 사이언톨로지의 가르침은 우리의 정신은 트라우마에 반응하는 '반응적 마음'과 이로 인해 가려지는 '분석적 마음'이 있는데, 이를 정화해야지만 진짜 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그리고 정화를 통해 트라우마를 삭제하고 최종 목표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불교로 치면 해탈에 이르기 위해서는) E-미터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정신 분석을 하고 (사이언톨로지에서는 감사 Auditing이라고 부르는 과정) 새로운 기억을 심어줘야 한다고 한다. 그냥 이론적으로만 생각하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에효 아무튼 이 다큐멘터리는 꼭 직접 한 번 보세요 ㅋㅋ 할많하않. 이 다큐를 보고 톰 크루즈 나오는 영화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는 것만 알아주십쇼.

 

추천지수: ★★★★★

 

3. 그날이 오면 Come Sunday (한국 넷플릭스 유/무)

그날이 오면 Come Sunday의 한 장면

논란의 목회자 칼튼 피어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90년대 한 때는 교인이 6천 명에 달하는 대형 교회였으나 피어슨 목사가 '지옥은 없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해서 이단으로 분류되고 교단에서 쫓겨나게 된다. 피어슨 목사가 기독교 교리에서 가장 중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지옥을 부정하기까지 어떠한 깨달음이 있었고 계기가 있었는지 그리고 있다. 피어슨 목사는 Gospel of Inclusion 번역하자면 수용적 복음을 주장하고 있다. 아마 예수 믿으면 천당 가고 믿지 않는 사람은 지옥에 간다는 이분법적인 기독교의 가르침에서 한계를 느끼고, 사후 세계에 주로 "불지옥"으로 그려지는 영원한 지옥이 있다기보다는 인간의 타락과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살면서 겪는 고통이 사실은 산지옥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추천지수: ★★★☆☆

 

4.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 Wild Wild Country (한국 넷플릭스 유/무)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 Wild Wild Country / 오쇼 라즈니쉬 생전 모습

총 약 6~70분 짜리 에피소드 6개로 이루어진 다큐 시리즈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 1960년부터 연설가로 활동을 시작해, 1980년대 미국에서 선풍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문제적 컬트 커뮤니티의 리더로 활동한 라즈니쉬. 명상과 마음 챙김, 사랑,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개방적인 성생활을 옹호하여 논란을 일으켰고, 사람들에게는 "섹스 구루"로 알려지게 되었다. 다큐멘터리는 라즈니쉬의 비서이자 커뮤니티의 실세였던 마 아난 쉴라와 한 때 라즈니쉬푸람 커뮤니티에 몸담았던 구성원들의 인터뷰와 당시 자료 화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라즈니쉬가 살아있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1970년에 라즈니쉬가 인도 푼에 세운 아쉬람이 오쇼 국제 명상 센터/리조트로 바뀌어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어 웹사이트도 제공하니 궁금한 분들은 들어가보시길...) 한국에서는 인도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류시화 시인이 오쇼 라즈니쉬 제자를 자처하며 저작을 많이 번역하기도 했다. 인도 푼에 있을 때 직접 본 적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알 수 없는 일이고... 다큐멘터리의 배경이 되는 미국 오리건 커뮤니티 건축 당시에 해당하는 대부분시간을 묵언 수행으로 보내서 당시 커뮤니티에서는 라즈니쉬의 강연을 녹화한 것을 틀기만 했다고 한다. (그냥 한 번씩 나와서 온화한 미소로 합장하고 인사만 해도 쓰러지는 신도들...) 오쇼 라즈니쉬에 대해 잘 몰라도 컬트 자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해주고 싶은 다큐멘터리이다.

 

추천지수: ★★★★★

 

5. 제임스 아서 레이: 구루의 탄생과 몰락 Enlighten Us: The Rise and Fall of James Arthur Ray (한국 넷플릭스 유/무)

제임스 아서 레이: 구루의 탄생과 몰락 Enlighten Us: The Rise and Fall of James Arthur Ray의 한 장면

한국에서도 한동안 계속 베스트셀러였던 책 시크릿 The Secret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거다.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긍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책보다 유명 인사들이 직접 인터뷰로 참가한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먼저 나와 화제가 됐었다. 그 유명한 비디오에도 참여했던 자기 계발 강사계의 스타, 제임스 아서 레이가 바로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다. 제목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제임스 아서 레이는 엄청난 성공과 함께 몰락을 경험했다.

 

자기 계발 계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븐 코비 (소싯적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안 읽어 분 없쥬?ㅋㅋ) 세미나 강사로 커리어를 시작한 제임스 아서 레이는,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자기 계발 세미나인 "영적 전사 Spiritual Warrior"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둔다. 격파하기, 날카로운 양궁용 화살을 목에 대고 기대기, 불이나 유리 위를 걷기 등 차력 쇼에 가까운 퍼포먼스성 챌린지나 단식, 수면 박탈 등 극단적인 과제를 주고 이를 극복하게 함으로써 당신 인생에서 뭐든지 하고자 하는 것은 다 할 수 있다 용기를 주는 식이었는데... 이런 극단적인 방식으로 인해 실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없지 않아서 뒷말이 나오기 시작하다, 결국에는 제임스 아서 레이를 몰락시킨 그 사건이 터지고 만다. 자신이 개발한 Sweat Lodge (동그란 텐트 가운데 뜨겁게 달군 돌을 두고 물을 부어 사우나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 세 명이 사망한 것이다. 이 사고로 제임스 아서 레이는 과실치사 혐의로 2년을 복역하고 출소한다. 

 

추천지수: ★★★★☆ (자기 계발에 관심이 있거나, 회의를 가지고 있는 분들 모두에게 추천!)

 

6. Three Wives One Husband (한국 넷플릭스 유/무)

Three Wives One Husband에 참여한 아벨 모리슨과 그의 세 부인 수지, 베스, 마리나 모리슨

아이고... 이 다큐멘터리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몰몬교도가 많이 사는 유타주에서도 근본주의 몰몬교도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어 사는 락랜드 랜치 Rockland Ranch의 가족들을 다룬다. (Tmi. '몰몬'이라는 단어에 너무 부정적인 인식이 많고, 대중적으로 놀림당하는(?)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이제는 LDS나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 라고 부르라는 게 공식적인 지침이라고 한다) 근본주의 몰몬교도는 일부다처제를 따르는 것 외에도 기본적으로 종말론을 믿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종말이 왔을 때를 대비해 자급자족이 가능한 환경을 위해 항상 준비한다. 새로운 아내를 맞이하는 근본주의자 남편, 혹은 새로운 아내를 맞이하는 기존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 일부다처제를 이루고 나름대로 균형을 맞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은데 어째 잘 전달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추천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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