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 브랜드

반려동물과 함께 살다 보면 내가 키우는 고양이나 강아지뿐 아니라 모든 동물이 행복했으면 하는 그런 박애주의 같은 것이 샘솟게 마련이다. 내가 키우는 댕댕이나 냥이와 비슷한 모습을 한 다른 동물이 열악한 환경에서 학대받으며 사는 모습을 보면 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키우는 반려묘도 SPA라는 프랑스 동물 보호 단체에서 구조한 길고양이였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동물 보호 단체에 돈, 사료, 혹은 나의 시간을 기부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동물을 사는 대신 입양하는 방법, 입양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면 구조한 동물들을 임시 보호하는 것도 동물 복지를 위해서 좋은 일일 것이다. 이런 직접적인 형태의 지원이 아니라 조금 더 간접적인 형태로 동물 보호와 복지에 기여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동물 실험을 하는 브랜드는 최대한 피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Cruelty-Free 브랜드를 구매하여 후원하는 것이다.

동물 실험을 하는 브랜드를 왜 피해야 할까? 

좀비 영화나 고어물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밥 먹으면서도 잘 보는 그런 강심장이라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약한 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사진들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동물 실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잔인하다. 그래도 사람이 쓸 물건인데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고 그냥 판매할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 기술의 발달로 이미 동물 실험의 대안이 나와 있기 때문에 동물 실험은 여러 옵션 중 하나일 뿐이지 필수가 아니다. 무엇보다 동물 실험을 하는 브랜드가 그렇지 않은 브랜드 보다 특별히 더 우월하다거나 가격이 더 저렴한 것도 아니다.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고 인내심이 강하다는 이유로 실험견으로 선호되는 비글. 실험이 끝나면 안락사 처리가 원칙이라고 한다.

내가 쓰는 화장품 대부분이 동물 실험의 결과라니...

특히나 화장품의 경우는 이미 예전부터 수많은 원재료가 안전성을 입증받았기 때문에 동물 실험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프랑스에 살면서 약국 화장품을 즐겨 사용하고 있는데, 왠지 '약국'에서 파는 화장품이라는 이미지와 순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듯한 마케팅의 효과 때문에 나는 막연히 내가 쓰는 화장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내가 즐겨 쓰는 라로슈포제, 아벤느, 비쉬, 바이오더마 등의 프랑스 약국 화장품 대부분 동물 실험을 하는 브랜드였다. 약국화장품의 이미지만 믿고 눈먼 소비를 한 결과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동물 실험을 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더 보려면 아래 더보기 클릭)

→동물 실험 브랜드 전체 리스트 보러 가기: crueltyfreekitty.com

메이크업 베네피트 Benefit 바비브라운 Bobbi Brown 버버리 Burbery 샤넬 Chanel 챕스틱 Chapstick 클리니크 Clinique 디올 Dior 에스티로더 Estee Lauder 조르지오 아르마니 Giorgio Armani 지방시 Givenchy 겔랑 Guerlain 로레알 L'Oreal 랑콤 Lancome 맥 MAC 메이크업포에버 Make Up For Ever 메이블린 Maybeline O.P.I 레블론 Revlon 시세이도 Shiseido 슈에무라 Shu Uemura 세포라 Sephora 톰 포드 Tom Ford 입생로랑 Yves Saint Laurent

스킨케어 아비노 Aveeno 아벤느 Avene 바이오더마 Bioderma 비오템 Biotherm 꼬달리 Caudalie 세타필 Cetaphil 클린앤클리어 Clean & Clear 닥터자르트 Dr. Jart 유세린 Eucerin 키엘 Kiehl's 록시땅 L'Occitane 라메르 La Mer 라로슈포제 La Roche Posay 랩 시리즈 Lab Series for Men 뉴트로지나 Neutrogena 니베아 Nivea 눅스 Nuxe 오리진스 Origins 폰즈 Ponds SK-II 바셀린 Vaseline 비쉬 Vichy 이브로쉐 Yves Rocher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브랜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해외)

• 샬롯틸버리 Charlotte Tilbury 

• E.L.F / PETA 인증*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 글로시에 Glossier

• 캣본디 Kat Von D / PETA 인증

• 키코 KIKO Cosmetics

• 카일리 코스메틱스 Kylie Cosmetics

• 러쉬 Lush / PETA 인증

• 밀라니 Milani

• 피지션스 포뮬러 Physicians Formula / PETA 인증

• 스틸라 Stila / PETA 인증

• 그 외 다른 브랜드를 보려면 클릭

100% 베지테리안, 동물실험 반대, 포장 최소화, 핸드메이드 등 영국 브랜드 러쉬에서 내거는 슬로건. 사진/Lush

한국 화장품 브랜드 중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브랜드는?

•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 (마몽드, 설화수, 아리따움, 아이오페, 에뛰드, 에스쁘아, 이니스프리, 프리메라, 등)

• 포니이펙트

• 이즈앤트리

• 시드물

• 비욘드

• 닥터브로너스

• 그 외 카라*에서 인증한 다른 브랜드를 보려면 클릭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항상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어떤 브랜드의 동물 실험 여부를 알아보려면 그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해있는지"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중국에 화장품 브랜드가 진출하려면 법적으로 동물 실험을 하게끔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것 때문에 최근 메이크업 브랜드 나스 NARS가 동물 실험을 하기로 하면서 많은 소비자가 실망하는 일도 있었다. 어떤 브랜드가 동물 실험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 전부 외우고 다닐 수는 없으므로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위에 소개한 웹사이트나 인터넷에서 미리 한 번 검색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건 동물 보호와는 관계없는 효과이기는 하지만 동물 실험 하는 브랜드를 소비하지 않기로 하면서 화장품을 충동구매 하는 일도 훨씬 줄어들었다. 애매하게 시간이 빌 때 의례적으로 세포라 같은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서 구경하고 충동적으로 구매하던 습관을 버리고, 미리 동물 실험 여부나 성분에 대해서 알아보게 됐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가격대, 비슷한 품질의 대체품이 있다면 굳이 동물 실험 제품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 대체 불가한 상품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화장품 (메이크업, 스킨케어, 헤어제품 모두 포함)은 분명히 더 윤리적인 대체품이 있다. 조금 귀찮더라도 한 번 더 알아보고 고민하면 그만큼 고통받는 동물들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한다.

Animals Thank You for Your Ethical Choices! 사진/smartpract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