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결혼, 임신, 육아를 보여주는 넷플릭스 드라마&영화 추천

"공주는 왕자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오늘은 각종 동화와 소설, 영화, 드라마에서 끊임없이 '행복하게 잘~살았다'는 Happily ever after로 퉁치고 넘어갔던 엔딩 후의 미래를 그리는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를 추천하려고 한다. 인간 만사가 다 안 그렇겠냐마는, 결혼, 임신, 육아 이 세 가지는 그중에서도 유독 사람마다, 커플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정답이 없는 주제. 그래서 더욱 다른 사람들은 이 주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경험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결혼이 종착지인 것처럼 달려가는 로맨스의 홍수에 밀려 비교적 방치되어(?) 있던 결혼 후 생활, 임신, 출산, 육아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들을 살펴보자.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추천지수
★★★★★ 강력 추천
★★★★☆ 추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할 수 있음-잔인함, 선정성, 지루함, 이야기가 산으로 감, 등)
★★★☆☆ 줄거리나 설명을 읽고 나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 크게 추천하지 않음
★☆☆☆☆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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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더러스트 Wanderlust

원더러스트 Wanderlust의 한 장면

Wanderlust (명사) 방랑벽, 여행열, 여행벽

결혼 생활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의 제목이 '방랑벽'이라면, 대충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 감이 잡힐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토니 콜렛이 주연으로 등장한다. 심리 상담가인 조이 (토니 콜렛)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몸도 마음도 다쳐 남편과의 성생활에 활력을 잃었다. 노력을 전혀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팟- 하고 튀는 불꽃이 일지 않아 쉽지 않다. 그러다가 우연히 조이는 조이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새로운 사람에게 끌리게 되면서 두 개의 비밀스러운 불륜 관계가 생겨난다. 서로를 여전히 사랑하고 존중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끌리는 두 사람이, 그중에서도 특히 조이가 결혼 생활과 남편과의 관계에 새롭게 접근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래봤자 불륜일 뿐이잖아, 하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 드라마일지도 모르겠다. 얼핏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과 나, 그리고 그녀 You Me Her이 데자뷔처럼 스쳐 지나가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당신과 나, 그리고 그녀는 도무지 내 취향에 맞지 않아 완주를 못 했는데, Wanderlust는 남편과 같이 정주행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에 대해 대화도 나누면서 완주했다.

시즌 수: 1 
다음 시즌 예정: 시즌2 제작 미확정 (동명의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드라마로 각색한 것이라 확실치 않음)
추천지수: ★★★★☆ (불륜 소재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추천)

 

2. 기니피그 패밀리 Birthmarked

기니피그 패밀리 Birthmarked

내가 좋아하는 토니 콜렛 이야기가 나온 김에, 토니 콜렛이 주연한 영화도 한 편 같이 소개하려고 한다. 정말 몇 세기에 걸친 치열한 논쟁의 대상인 '유전과 환경'의 영향. 영어를 포함한 서양 문화권에서는 아예 nature versus nurture (혹은 이에 상응하는 번역)으로 아예 논쟁 자체가 하나의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키나 비만 여부, 심지어 성격까지도 유전자에 의해 대부분 결정되어있고, 환경 즉 양육의 영향은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지만, 영화 기니피그 패밀리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저명한 과학자 부부 캐서린 (토니 콜렛)과 벤 (매튜 구드)은 혁신적인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안정적인 대학교수직까지 그만두고 산속으로 들어간다. 그 실험의 정체는 세 아이를 그들이 타고난 본성과는 정반대로 키워 유전보다는 "환경과 양육의 중요성"을 증명하려는 것. 실험을 위해 이 부부는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한 명과 더불어, 다른 조건에서 태어난 두 아이를 입양한다. 지능이 높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마야는 똑똑한 아이로,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모리스는 평화주의자로, 그리고 뼛속까지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란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식 루크는 예술가로 키우는 것이 실험의 목표다. 과연 이들의 실험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어떤 것들을 새롭게 배우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시즌 수: 해당 사항 없음
다음 시즌 예정: 해당 사항 없음
추천지수: ★★★☆☆

 

3. 프라이빗 라이프 Private Life

프라이빗 라이프 Private Life의 한 장면

넷플릭스의 존재 이유가 바로 이런 영화들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돈줄이 되는 것이 아닐까. 감독 타마라 젠킨스가 만들 앞으로의 영화가 너무나도 기대되게 만든 작품, 프라이빗 라이프는 제목 그대로 모두에게 지극히 사적인 주제인 결혼과 임신에 관한 이야기다. 레이철 (캐스린 한. 토니 콜렛과 마찬가지로 믿고 보는 배우)과 리처드 (폴 지아마티)는 난임을 겪고 있는 부부다. 아이를 가지려고 인공 수정은 물론이고, 입양까지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어떤 것도 소용이 없었다. 아이를 갖겠다는 목표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되어, 결혼 생활이 휘청거리는 지경이 됐다. 우연한 계기로 리처드의 조카 세이디가 두 사람과 같이 지내게 되며, 이 부부의 미래에도 희망이 보일 듯하다. 세이디가 어떤 식으로 희망이 되는지, 그런 상황이 어떤 결과로 연결되는지는 여기에 적지 않겠다.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자. 나는 남편과 아이를 갖기로 계획하면서 이 영화를 보게 되어서, 우리가 어떤 세계(!)에 발을 들이려고 하는지 가상으로나마 살짝 맛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고 내가 난임이라면 인공 수정은 절대 안 할 거라 다짐했다)

시즌 수: 해당 사항 없음
다음 시즌 예정: 해당 사항 없음
추천지수: ★★★★★ (노아 바움벡 스타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보세요. 외않봐?)

 

4. 렛다운 The Letdown

렛다운 The Letdown의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귀하디귀한 호주 드라마, 렛다운 The Letdown. 모성애와 엄마라는 역할로 나를 틀에 가두려고 하지 마라!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자기 자신이고 싶은 주인공 오드리. 생각처럼 좋은 엄마가 되면서, 자기 자신의 정체성까지 지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원제 The Letdown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자꾸 주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일만 생기는 것 같다. 자신의 커리어가 중요한 남편과, 흔히 말하는 '모성애'가 영 부족한 듯한 오드리의 엄마, 그리고 세상천지 아무것도 모르는 신생아 아들까지, 현실은 생각처럼 녹록치가 않은데... 렛다운에는 일도, 사랑도, 육아도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그런 캐릭터는 없다. 호주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다른 문화권의 엄마들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말 그대로 '현실 육아'를 담아내기 때문이다. 프라이빗 라이프와 더불어 2세 계획을 하며 남편과 같이 시청했다. 임신과 출산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같더라도, 여자와 남자가 그 고통을 공감하는 수준이 같을 수는 없는 법. 렛다운을 '시청각 자료'로 현실 육아의 어려움을 남편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지 않던가. 한편으로는 조금 더더더더 현실적으로 적나라하게 있는 그대로 임신, 출산, 육아의 고통을 보여주면 좋을 텐데 생각하며.

시즌 수: 1 (한 에피소드 약 30분)
다음 시즌 예정: 시즌 2 확정 (2019년 예정)
추천지수: ★★★★★ (육아 중인 모든 분, 육아 예정인 분들 모두 보세요)

 

5. 워킹맘 다이어리 Workin' Moms

워킹맘 다이어리 Workin' moms의 한 장면

이번에는 캐나다 엄마들이다. 앞서 소개한 렛다운과 비슷한 육아 소재 드라마지만, 육아 휴직을 마치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엄마들을 집중 조명한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렛다운과 비슷하게 엄마들 모임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지만, 출산 후 비교적 얼마 지나지 않은 렛다운에 비해, 워킹맘 다이어리는 출산 후 약 1년 뒤 시점을 다룬다. 출산 전 광고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케이트는 직장에 복귀하면서 자신이 없던 사이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되어 이직한 동료에게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함을 느낀다. 9살 딸에, 8개월 된 아들을 둔 앤 역시 정신과 의사로 능력 있는 여자지만, 계획에 없던 셋째를 임신하게 되어 고민에 빠진다.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 부동산 중개업자 프랭키는 출산 후 우울증을 겪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 작가(라고 쓰고 사실상 백수라고 읽는) 남편에게 딸의 육아를 맡기고 직장에 복귀하게 된 제니는 정체성의 위기를 겪으며 방황한다. 네 명의 워킹맘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드라마 '워킹맘 다이어리'는 일하는 엄마가 겪는 다양한 문제와 고민을 억지로 예쁘게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몇몇 불편한 지점도 있었지만, 사실 표현하지는 않아도 누구라도 생각은 해볼 수 있는 일들이라 그 불편함마저도 생각할 거리로 남는다. 렛다운이나 워킹맘 다이어리를 한국 버전으로 만들어도, 새로운 소재가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누가 시나리오 안 쓰려나?

시즌 수: 1 (한 에피소드 약 30분)
다음 시즌 예정: 캐나다에서는 이미 시즌 2, 3 방영함 (넷플릭스 업로드 시기 확실치 않음)
추천지수: ★★★★★ (일하는 엄마들, 일하는 엄마가 될 예정인 분들, 맞벌이하는 남편들 모두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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